해외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101억704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연간 해외 수주액은 2015년 461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8년 321억 달러 △2019년 223억 달러 △2020년 351억 달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 경쟁력 약화가 수주 부진의 최대 원인으로 꼽힌다. 2015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30달러대까지 급락하자 건설사들은 해외시장 실적 악화를 우려해 국내 주택 공급에만 집중했다. 이렇다 보니 변화하는 글로벌 건설시장의 흐름을 제때 파악하지 못하고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해외건설 시장의 판도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 EPC(설계·조달·공사) 중심의 단순 도급사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국내 건설사들의 경험이 부족한 투자개발형 사업(PPP)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수주 텃밭이던 중동시장 발주도 줄어들면서 신시장 개척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 저가 공세로 수주에 뛰어들었던 중국은 이제 선도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좁히며 해외 건설 시장 물량의 40%를 거머쥐고 있다. 인도와 터키 등 후발 주자들도 국내 업체들의 텃밭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원화 강세) 영향으로 기술력이 좋은 미국·유럽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된 것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신규 수주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기술력을 키워야 해외 수주 경쟁력이 올라가고 저가 수주를 탈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도급 사업에서 벗어나야 마진을 높일 수 있고, 공기 지연 등에 따른 손실 등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외국 건설사와 수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국내 건설사들에 힘이 될 수 있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