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한 인근 지역에는 매수세가 몰리고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이날 기준 2901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7527건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달 거래량은 아직 신고 기간이 남아 있어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전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거래절벽 속에서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재건축 단지가 밀집하는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했거나 허가제로 묶인 지역의 인접 지역들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강남구 압구정·양천구 목동·영등포구 여의도동·성동구 성수동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선 허가제가 발효된 27일 직전까지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다가 규제 직후 까다로워진 거래 여건에 매수세가 끊겼다.
반면 압구정동 인접 지역인 서초구 반포동과 잠실주공5단지 등이 위치한 송파구,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 등에는 매수세가 몰리는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 오르는 현상)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서초구 반포동과 방배동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이후 아파트 매매가 각각 10여 건가량 이뤄졌다. 이 기간 압구정동의 아파트 거래는 한 건도 없었다. 송파구에선 규제 이후 40여 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4월 거래량만 놓고 보면 이날까지 165건이 신고됐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달(149건) 수치를 넘어선 곳이다. 노원구의 지난달 거래량도 326건으로 전달(336건)과 비슷한 규모다. 두 달 연속 서울 자치구 중 최다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가격도 강세다.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84㎡형은 규제 발효 후인 지난달 29일 29억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인근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96㎡형도 지난달 28일 26억2000만 원에 팔렸다. 두 거래가격 모두 신고가다. 노원구에선 상계주공9차 전용 79.07㎡형이 지난달 27일 9억1000만 원, 상계주공13차 전용 58.01㎡형은 지난 1일 6억2500만 원에 각각 신고가로 팔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여당의 종부세와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재건축 기대감이 강남은 물론 노원 등 외곽 지역까지 확산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