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을 놓고 방역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특정 시점에 신청이 몰려 일시적으로 백신 수급과 접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13일 “3분기에는 전 국민으로 접종대상이 확대되는데, 8월 해외여행을 목적으로 7월에 미리 접종하려는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도 그렇고, 질병관리청도 접종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계약으로 국내에 6600만 회분(3300만 명분)이 공급되는 화이자 백신은 접종주기가 3주로 비교적 짧다. 화이자 접종대상인 30세 미만과 75세 이상은 7월 1주차에 1차 접종을 하면 4주차에 2차 접종을 하게 돼 8월이면 제한적으로나마 격리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하다. 현재 몰디브와 그리스 등 일부 국가는 한국인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국내에선 예방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해외를 다녀온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대신 능동감시가 적용된다.
화이자 백신은 주차별 공급량이 제한적인 만큼, 6월 중순 이후 1차 접종자의 2차 접종이 도래하는 시점에 1차 접종이 몰린다면 일시적으로 백신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 이 경우, 이달 초처럼 1차 접종을 미뤄야 한다. 중수본 관계자는 “7월에 신청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대가 화이자를 맞는 20대인데, 20대를 어떻게 나눌지 아직 결정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모더나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의 도입 시기다.
모더나 백신은 국내 승인이 임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모더나 백신에 대한 두 번째 전문가 자문(중앙약사심사위원회)을 진행했다. 첫 회의와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모더나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허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21일(현지시간)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동맹’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상회담 기간 한국 대표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최고경영자(CEO)급 인사들도 미국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업체 중 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SK바이오사시언스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위탁생산 중이며, 3분기부턴 노바백스 백신도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한다.
문제는 노바백스다. 노바백스사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연기했다. 식약처는 해외 상황과 별개로 국내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8월 이후에나 공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