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배우 윤여정을 향해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NYT는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을 ‘최고의 수상 소감’을 한 수상자로 꼽았다.
NYT는 “윤여정이 앞서 열린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매우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로부터 받은 상이어서 더욱 뜻깊다는 소감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고 보도하면서 “윤여정은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과) 비슷하면서도 더 많은 코미디적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 제작자이자 자신을 수상자로 호명한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냐”라고 농담을 던진 것과 두 아들의 ‘잔소리’를 언급하면서 “이게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한 것을 대표적인 유머 사례로 꼽았다.
또 다른 경쟁 후보들을 향해 “내가 운이 더 좋아 오늘밤 이 자리에 섰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소감도 주목하면서 “몹시도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신문은 올해 아카데미의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수상자들의 다양성을 지목하면서 비백인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감독상을 받은 중국계 클로이 자오와 윤여정 등을 거론했다.
이 밖에도 ‘오스카를 받기 한참 전부터 윤여정은 한국의 마음을 얻었다’는 별도의 서울발 기사를 통해 이번 수상의 의의와 윤여정의 인기 비결을 조명했다.
NYT는 한국인들이 첫 한국 배우의 아카데미상이라는 사실은 물론 바로 수상자가 윤여정이기 때문에 열광한 것이라며 윤여정의 인생 스토리와 캐릭터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남성중심적 서열사회에서 오랫동안 고생한 여성들 사이에서” 반향이 더욱 컸다고 분석하면서 윤여정이 독립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여정은 외모가 평범하고 목소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남성 프로듀서들의 편견을 깨뜨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