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2분ㆍ화장실은 순번따라" 육군훈련소 인권 침해 논란에…군 "불가피한 조치"

입력 2021-04-26 13:45 수정 2021-04-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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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훈련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장실 이용 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과도한 방역 지침을 내세우면서 훈련병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서 해당 논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한 수준의 예방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인권센터(센터)는 26일 "육군훈련소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방적 격리 조치를 하면서 훈련병들에게 3일간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오게 하는 등 과도한 방역지침을 시행하면서 개인이 위생을 유지할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육군훈련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장실 이용 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과도한 방역 지침을 내세우면서 훈련병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
▲육군훈련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장실 이용 시간까지 제한하는 등 과도한 방역 지침을 내세우면서 훈련병들의 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 "육군훈련소, 최소한의 기본적 청결은 유지해야"

센터에 따르면 입소한 훈련병들은 전원 '예방적 격리'에 들어간다. 훈련병들은 월요일에 입소한 뒤 다음날 1차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1차 결과가 나오는 수요일까지 3일 동안은 비말 감염 우려를 이유로 양치와 세면이 금지된다. 화장실도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올 수 있다.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양치와 간단한 세면은 가능하지만 입소 2주 차 월요일에 진행하는 2차 PCR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샤워는 금지된다. 훈련병들은 입소한 뒤 8∼10일 뒤에야 첫 샤워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센터는 "용변 시간제한으로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했다"며 "감염 예방이라는 명목하에 배변까지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육군은 감염병 통제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 주장하지만, 해병대의 경우 1차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입소 2일 차까지만 샤워·세면·양치를 전면 통제하고 이후에는 모든 세면이 가능하다"며 "육군훈련소는 대안을 찾지 않고 이를 모두 통제하는 손쉬운 방법부터 택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육군훈련소는 훈련병 대상 방역 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훈련병들이 최소한의 기본적 청결을 유지한 상태에서 훈련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새 지침을 즉시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육군 관계자는 2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논산 육군훈련소는 최대 신병교육기관이다보니 코로나19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한 수준의 예방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뉴시스)
▲육군 관계자는 2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논산 육군훈련소는 최대 신병교육기관이다보니 코로나19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한 수준의 예방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뉴시스)

육군 측 "논산훈련소는 최대 신병교육기관…과도한 수준의 예방 조치 불가피"

한편, 해당 논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22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논산 육군훈련소는 최대 신병교육기관이다보니 코로나19 감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과도한 수준의 예방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입영 당일부터 2주 동안은 생활관 단위로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를 실시해 철저히 분리된 가운데 실내 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4시간 마스크 의무 착용과 관련해선 "개인의 신체적 특성이나 질환 여부를 고려해서 권장하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통제하고 있지는 않다. 의무가 아닌 권장 사항"이라고 답했다. 입영 3일간 양치가 금지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1차 PCR 검사가 나오기 전까진 과도하게 통제하는 건 사실"이라며 "1차 PCR 검사가 나오는 입영 3일 차까지는 생수를 제공해서 가글해 양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PCR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면 그때부터는 세면장·샤워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그러한 공용시설은 부족한데 인원이 많아서 통제된 시간에 한해서만 이용 가능하다"며 "장병들에게 특정 화장실과 세면장을 지정해주고, 이용이 끝나면 소독을 한 후 다른 조가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현재 논산훈련소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글쓴이는 "올해 3월에 논산으로 입대한 친구가 격리 2주 동안의 일을 편지에 써준 내용이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군대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논산 육군훈련소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논산훈련소로 입소한 지인에게 온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 일부분이 올라왔다. 편지에는 "한 4일 정도는 이를 못 닦는다. 3일째 세수하고 머리 처음 감는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어 "4일째 되는 날 이 닦고 세수하는 데 2분 준다. 화장실은 격리한다고 대변이 마려운데도 본인 차례가 올 때까지 절대 안 보내준다"며 화장실을 순번제로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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