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을 앞둔 쌍용자동차가 상장폐지를 유예해달라는 이의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냈다. 신청서를 접수한 거래소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쌍용차가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5조 5항에 따라 개선 기간 부여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쌍용차는 2020년 회계연도에 대해 삼정회계법인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감사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을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꼽았다.
당시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견 거절의 배경과 관련해 "재무구조 약화 등으로 영업손실 4494억 원과 당기순손실 5043억 원이 발생했으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7818억 원 초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채권단, 잠재적 투자자와 원활한 협의를 위한 ARS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제48조)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의 개별재무제표 또는 연결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부적정이거나 의견 거절일 때 보통주권을 상장 폐지한다.
다만 정리매매 시작 전 감사인이 해당 사유가 해소됐음을 증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경우 등에는 상장 폐지가 유예된다.
당시 감사의견 거절을 접수한 한국거래소는 "쌍용차 주권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함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밝히고 이의신청시한은 4월 13일로 못 박았다. 이의신청 제출 시한 마지막 날에 가까스로 신청서를 제출한 셈이다.
감사의견 거절 이후 쌍용차는 자산과 자본 증대 효과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평택 본사 외 165개 필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를 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은 4025억7000만 원(정부보조금 차감 후 금액)이었다. 재평가 결과 6813억7000만 원으로 늘어나 2788억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쌍용차의 작년 말 기준 자본 잠식률은 111.8%로, 자본 총계는 -881억 원이었으나 이번 재평가로 자본금은 1907억 원으로 늘어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쌍용차는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오는 16일까지 쌍용차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