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미국의 이란 핵합의 복귀에 불편한 기색
이란 핵시설 전기 사고에도 이스라엘 배후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같은 이유로 미국과 이스라엘 간 밀월 관계가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오스틴 장관은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 능력을 유지하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긴밀히 연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의 방문은 동맹 강화와 더불어 이란과의 핵합의 교섭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이달 초 유럽연합(EU)이 이란과 핵합의와 관련해 화상회의를 했고, 미국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 역시 핵합의 복귀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이란과 적대 관계를 이어오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핵합의 복귀가 못마땅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의 핵개발 전면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전날 간츠 장관은 “이스라엘 방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의 핵합의 복귀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과거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권리를 빼앗을 자격은 없다”며 이란에 대한 독자적인 조처를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이란 원자력청은 핵개발 거점인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에서 전기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뉴욕타임스(NYT)는 이것이 이스라엘의 비밀작전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6일 발생한 이란 선박 피습 역시 이스라엘이 공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국 간 관계 악화는 절정을 치닫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차도 뚜렷하다. 미 국무부는 지난주 팔레스타인에 2억35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전 정권 시절 중단한 유엔 난민기금 조달을 재개하려는 것으로,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예루살렘을 놓고 소유권 분쟁을 일으킨 팔레스타인을 돕는 미국이 좋을 리 없다.
닛케이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표면으로 올라올수록 핵합의를 둘러싼 대화 분위기는 사라지기 쉽다”며 “바이든 정권이 이스라엘을 자제할 수 있는지가 핵합의 재건의 열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