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위, 국내주식 배분 범위 확대…'주가 상승에 따른 매도 압박' 줄어들 듯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4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현행보다 1% 확대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 등에 따른 매도 압박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을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를 현행보다 ±1%포인트 높은 ±3%포인트로 변경하기로 했다. 기금위는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목표비중 유지규칙 변경은 지난 2011년 약 10년 만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전략적 투자비중 상한이 18.8%에서 19.8%로 확대된다. 다만 올해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은 16.8%, 이탈 허용 범위 ±5%포인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술적 자산배분(TAA)은 현행 ±3%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였다.

SAA란 이미 매수해 놓은 자산이 시장 가격변동으로 목표 비율 이탈할 경우 허용범위다. TAA는 펀드매니저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범위를 이탈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기금위는 회의에서 SAA 범위를 ±3.5%포인트로 변경하는 1안과 ±3%포인트로 변경하는 2안을 심의한 결과, 2안을 채택했다.

SAA확대와 TAA축소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확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식 가치 상승에 따른 매도 물량과 전략적 배분 목적 거래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금위도 이번 결정이 단순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수 확대한 의미가 아닌, 재량 범위 확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주식에 대한 매도 압력이 지속하면서 규칙 변경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기금위원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3월 말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 비중이 허용범위 상단을 초과 이탈했다"며 "넉 달 연속 허용범위 이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시장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도 "단순히 주식 비중을 확대한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 SAA범위 확대로 선택지가 넓어진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