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세 모녀 살인’ 김태현, 검찰 송치…피해자 늦은 귀가 알고 범행

입력 2021-04-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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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9일 오전 9시 김 씨에게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스토킹), 정보통신망법상 타인의 정보 훼손 등 혐의를 적용했다.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던 김 씨는 서울동부구치소로 호송되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 서울경찰청의 신상공개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이름, 나이 등 신상이 공개됐으나 얼굴은 주민등록상 사진이 공개된 것이 전부였다.

김 씨는 도봉경찰서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 무릎을 꿇고 “살아있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게 생각들고 유가족,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는지, 스토킹 혐의를 인정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한 아파트에 침입해 모녀 관계인 피해자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사전에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퀵서비스로 속여 피해자의 주거지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피해자들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들의 신고로 출동해 아파트에서 김 씨를 발견했다. 김 씨는 자해한 상태로 현장에 있었다.

경찰은 총 4차례 김 씨를 조사했다. 6일 약 8시간 동안 진행된 조사에는 프로파일러 4명이 투입됐으며 면담 내용을 토대로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김 씨가 피해자인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자료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휴대전화를 검색해서 공통으로 아는 지인에 대해 삭제, 수신 차단하고 다른 SNS 친구 목록을 확인했다”며 “게임을 하면서 공통으로 알게 된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게임 채팅방을 통해 피해자를 알게 된 뒤 11월경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씨는 피해자와 총 세 차례 만났다. 올해 1월 초 처음으로 대면해 함께 게임을 했고 한 차례 더 둘이 만났다.

1월 23일 마지막으로 만난 날에는 지인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는 김 씨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는 의사를 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태현이) 자신의 연락을 차단하고 받지 않고 만나지도 않아 살인을 결심하게 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의자 스스로도 연인관계는 아니라고 했고 참고인 조사를 한 지인도 진지하게 만난다든지 교제를 한다든지 하는 진술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당일 피해자가 집에 없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잘 안 쓰는 아이디로 피해자 근무 일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범행 후에는 두 차례 자해를 시도했다.

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며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인 만큼 기소 후 간략한 수사결과를 언론에 알릴 것”이라고 했다. 또 “유족 등 피해자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우선 범죄피해자 지원을 위해 긴급 장례비 1200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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