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의 시행을 앞두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금융) 산업이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을 포함한 일부 업체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아 존폐 기로에 놓이며 선도 업체들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아 정식 업체로 등록을 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P2P 업계에선 온투법 시행 이후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라펀딩 등 6개 업체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제재 대상에 오른 업체들은 올해 1월 법정최고금리(연 24%)를 초과해 이자를 받았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3~6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감경 없이 그대로 수용할 시 해당 P2P 업체들은 향후 3년 동안 금융위에 등록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8월 시행 예정인 온투법에 따라 미등록 P2P 업체는 영업을 할 수 없어 사실상 폐업을 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금융위에서도 P2P 업체에 대한 제재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법제처에 법정최고금리 이상의 이자를 받은 사유로 P2P 업체들에 중징계를 내린 제재심의 법률해석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의뢰한 만큼 이 해석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선두 업체들이 생사의 기로에 선 가운데 온투법 시행 역시 P2P 시장 재편을 압박하는 외부 요인 중 하나다. 온투법 시행에 따라 P2P 업체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하지만, 규제권에 들어오는 점을 기피해 아예 영업을 중단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P2P연계대부업(구 P2P연계대부업 포함) 라이선스를 유지 중인 업체는 119곳이다. 온투법을 도입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말(236곳)에 비해 49.6%나 급감한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어느 정도의 P2P 업체가 정식으로 등록을 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을 활발하게 하지 않는 업체가 상당수”라며 “(정식 등록을 얼마나 할지) 정확히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증시 호황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열풍까지 일며 상대적으로 자금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P2P 시장의 위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수익 고위험’인 P2P에 투자하는 대신 높은 수익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식과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 유동성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해석이다.
이 같은 위기 요인에도 P2P 업체들은 금융당국에 정식 업체로 등록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은행, 금융투자, 보험 등 금융권에서 제도권에 들어온 P2P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의 등록은 곧 신뢰 회복과 본격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기관의 투자를 받은 정식 업체가 이전 시장의 색을 지우고 새롭게 시장을 재편하는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 피플펀드는 홍콩 글로벌 금융투자기관 CLSA 캐피탈 파트너스로부터 약 280억 원(2500만 달러) 규모의 상품 투자를 추가 유치했으며, 8센트 역시 DSC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 다수의 지분 투자를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렌딧 등 P2P 기업들이 국내외 기관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