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도체 업계 합종연횡’,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WD, 일본 키옥시아 인수 검토

입력 2021-04-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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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각각 키옥시아와 협상 중...평가금액 300억 달러
반도체 품귀에 부품 조달 경쟁 치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마이크론 본사 전경. 새너제이/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마이크론 본사 전경. 새너제이/AP뉴시스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연이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기업 간 거래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 키옥시아와 M&A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양사는 각각 키옥시아와 접촉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300억 달러(약 34조 원)로 추산된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에 부품 조달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협상 이유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성사가 보장된 것은 아니고 거래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도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늦은 봄에 성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메모리가 전신인 키옥시아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생산이 주력 사업으로, SK하이닉스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도시바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원격학습과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자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중단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요 급증에 과거 IPO 당시 160억 달러 수준이던 회사의 가치는 현 300억 달러 수준까지 치솟게 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번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시 IPO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옥시아를 노리는 마이크론 역시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 중 하나로, D램이 주력인 만큼 키옥시아를 인수해 낸드 분야까지 섭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에서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메모리 칩이 사용되고 있다”며 “백신 보급으로 세계 경제가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회복되면서 내년에도 수요는 강하고 공급은 타이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업계의 M&A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는 90억 달러에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심의를 승인받았다. 그 밖에도 AMD가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에 인수하고 엔비디아가 소프트뱅크로부터 ARM홀딩스를 200억 달러에 사들이는 등 통합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업계의 재편 바람이 거세다.

특히 미국 기업들은 반도체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정권의 정책에 힘입어 더 의욕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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