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최근 논란이 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단기적으로 대체 공급제를 찾아내 수급 부족을 해결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31일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기술연구소에서 주요 언론을 대상으로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사업 구조를 바꿔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현대모비스가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이밖에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의 전동 추진체 개발도 모비스가 맡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모비스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용 반도체가 모자라 생산을 중단하거나 생산 물량을 조절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반도체 대량 주문을 통해 상대적으로 여파가 덜했지만 4월 초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이오닉 5 조립 일정도 늦어져 현대차는 내달 생산 계획을 기존 1만 대에서 2600여 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 규모가 줄어든 것과 관련해 “조속히 원상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영국 현대모비스 전동화랩장 상무는 아이오닉 5 생산물량 축소와 관련해 “초기 양산 목표 수량을 만족하지 못한 상태다. 조만간 물량을 만족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부품에 한해서는 대체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대부분이 범용 반도체인 만큼 다른 공급처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김영광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상무)은 “현대차와 기아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대부분 범용 반도체”라면서 “성능을 유사하게 낼 수 있는 대체재를 찾아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단기 공급 이슈를 해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모비스는 지난해 12월 현대오트론과 1332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사업 부문 개발 인력과 관련 자산에 대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고봉철 현대모비스 상무는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도 공급하는 회사기 때문에 언젠가는 여기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직접 개발해야 한다”라며 “우리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반도체를) 내재화할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트론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것은 반도체를 잘 사 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