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제2의 쿠팡 막겠다”···5대 핵심 전략 발표

입력 2021-03-31 12:00 수정 2021-03-3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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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이 자본시장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추진방향을 발표하고있다(사진=한국거래소)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이 자본시장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 추진방향을 발표하고있다(사진=한국거래소)
“부동산으로 자금이 가는 것보다 기업의 성장자금인 증시로 몰리는 최근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 시장 운영에 힘쓰겠습니다”

31일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자본시장’이란 주제로 향후 거래소의 핵심전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손 이사장은 발표에 앞서 “코로나 위기상황에서도 우리 자본시장의 강한 회복력과 시장참가자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했고, 시장관리자로서 거래소 본연의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함을 실감했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손 이사장은 코로나 장기화와 이후 뉴노멀의 시대, 디지털 기술혁신 등에 따른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 하여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지속적인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5대 핵심전략 및 20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미래성장형기업(유니콘기업)이 국내 상장에 더 큰 매력을 갖도록 코스피 상장제도 개선과 심사프로세스를 전문화한다. 최근 쿠팡을 비롯해 유망 기업들이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면서 시장에서는 성장성 높은 기업들의 국내 증시 유입을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

이에 거래소는 지난 9일 코스피 시가총액 단독요건(1조 원)을 신설하고 시가총액&자기자본 요건을 기존 6000억 원&2000억 원에서 5000억 원&1500억 원으로 개정한 바 있다.

손 이사장은 “해외 증시로 간 기업들은 우리 증시의 규제문제와 개별 기업 상황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는데 유니콘 기업이 해외 상장으로 발길 돌려 많은 아쉬움 든게 사실이고 동시에 우리의 증시 환경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우리도 차등의결권 도입 등을 논의 중이고 해외 증시에 상장할 경우 많은 비용과 소송 리스크 등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제도 개선을 통해 유망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장 기준 요건 완화와 간소화 등으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 이사장은 “상장관리 제도를 철저히 관리해 기업의 부실징후를 더 빨리 캐치하고 시장 운영을 하면 이같은 위험은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며 “해외로 가는 기업들의 니즈를 잡기 위해 지금 운영 중인 제도를 꼼꼼히 개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증권시장부 관계자 역시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은 우리에게도 쇼킹한 사건이었다”면서 “때문에 마켓컬리 등 최근 해외 증시 상장 이야기가 나오는 다른 기업들의 유치를 위해 꾸준히 접촉하고 있고 기업들의 사정도 들어본 만큼 우리 증시의 단점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BBIG(Battery·Bio·Internet·Game) 등 차세대 성장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성장성 중심의 상장제도를 개선하고 심사프로세스도 개선하며 유니콘 기업의 원활한 코스닥 상장을 위한 시장평가 우수기업의 기술특례 평가 절차도 간소화 하게 된다.

또한 대형 상장사에 치중된 기업 리포트 문화를 개선하고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중소형기업 리서치 지원 사업을 확대해 그동안 기업분석 대상에서 소외된 기업을 대상으로 양질의 투자분석정보를 생산해 무상 배포하는 서비스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을 지원하는 ‘ESG 테마형 ETF․ETN’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공급하고 ‘기후변화지수 3종 세트’를 출시하는 한편 ESG 투자상품 등 패스트트랙 상장 및 ESG 세그먼트 종합정보포털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를 위해 공매도 제도개선 및 관리시스템 구축이 원활히 이행․운영 되도록 시장관리를 철저히 하고, 불법․불공정거래 차단에 빈틈이 없도록 시장감시와 사후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손 이사장은 “일부에서는 공매도 재개시 시장의 충격을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기존 사례를 볼 때 의외로 충격이 크지 않았던 만큼 조심스러운 낙관을 가지고 불법 공매도는 반드시 잡아낸다는 자세로 철저히 시스템 등을 점검 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연일 매도세를 펼치고 있는 연기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내놨다. 그는 “기금운영위원회에서 연일 치열한 토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변했는데 너무 기계적인 원칙에 매몰된 것은 현명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에 정해놓은 포트폴리오가 현재의 상황과 맞지 않다면 신축적인 운영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소신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 이사장은 “다양한 시장참가자들과 소통채널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우리 제도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짜임새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속도감 있게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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