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기업들이 기존 사명의 인식을 환기하기위한 개명바람이 증시에 불고 있다. 기존 이미지를 벗고 보다 큰 뜻을 품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31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최대 시멘트 기업 쌍용양회는 사명을 '쌍용C&E'로 바꾸기로 했다.
2025년까지 환경 사업 비중을 전체 이익의 50%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새 사명인 '쌍용C&E'는 기업 정체성인 '쌍용'에다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의 영문 앞글자를 딴 'C&E'를 더해 만들었다. 1962년 창사 이래 시멘트사업에 주력해온 쌍용C&E는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시멘트(양회) 단일 사업을 넘어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탈석탄·친환경 자가발전 설비 마련 등을 담은 경영 비전 'Green 2030'도 내놨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순환자원처리시설 4기가 준공한 데 이어 21년 하반기부터 추가 5기의 착공을 앞두고 있고, 쓰레기 매립사업 및 폐합성수지 중간처리시설 등 환경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최근 1~2년 간 쌍용C&E의 투자활동 등을 고려해보면 환경사업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50% 달성 목표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빅히트도 비슷한 취지로 사명 변경을 꾀한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연예기획사의 이미지라면 새 사명인 '하이브(HYBE)'는 여러 기획사를 산하에 두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자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하이브(HYBE)는 연결과 확장, 관계를 상징한다. 빅히트는 전날 주주총회에서 주식회사 하이브로 사명 변경을 확정했다.
SK㈜는 투자 전문회사의 정체성을 반영해 영문 사명을 변경했다.
SK㈜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영문 사명을 'SK Holdings'에서 'SK Inc.'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지주사의 역할에 방점을 둔 기존의 사명에서 핵심사업을 본격 실행하는 투자 전문회사로의 정체성을 반영했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는 첨단소재, 그린, 바이오,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본격 실행하는 원년으로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전문가치투자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기업들이 사업의 확장을 도모하는 사례라면, 경영이 어려워진 후 재도약의 의지를 담은 사명 변경 기업들도 있다.
키위미디어그룹도 아센디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서 드라마, 영화 제작 배급 등 K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상호를 (주)키위미디어그룹에서 (주)아센디오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아센디오는 SF소설 해리포터에서 주인공이 물에서 튀어 오르게 할 때 쓰는 주문에서 따온 표현으로 물에서 솟구쳐 높이 날아오른다는 의미다. 이번 사명 변경은 과거는 물론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을 넘어 아센디오가 영화 투자, 제작 배급, 드라마, 매니지먼트, 공연, 영상솔루션 사업 등을 통해 K콘텐츠 한류의 중심으로 우뚝 서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2019년 10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지난해 4월 반도건설 계열의 퍼시픽산업에 인수돼 경영정상화 단계에 돌입했다. 2020년 사업 구조조정 및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14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3~4분기에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감마누는 '더에이치큐'로 사명을 변경하고 하이난 면세점 등 국내외 면세점 사업 중심으로 토탈 트립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감마누는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더에이치큐로 변경하고 사업목적 추가 등을 진행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국내외 면세점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