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상황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고한 어린아이들까지 목숨을 잃고 있다.
동갑내기 친구를 잃은 13살 소년부터 장례식 날 자신의 좋아하던 인형과 함께 생을 마감한 11살 소녀의 이야기까지 안타까운 사연도 줄이어 전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소속 저널리스트 슌 나잉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군의 공습으로 친구를 잃은 어린이 영상과 함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영상 속 장례식에서 울고 있는 소년은 27일(현지시간) 양곤에서 군부의 습격으로 세상을 떠난 13세 소년 사이 와이 얀(Sai Wai Yan)의 친구다.
당시 두 아이는 집 근처에서 함께 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군부가 지역을 습격했고, 두 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도망쳤다. 도망치던 와중 사이 와이 얀은 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현지 프리랜서 언론인 텟 아카는 트위터를 통해 이들은 절친한 친구로, 세상을 떠난 사이 와이 얀은 '띤잔 축제'를 맞아 친구의 머리를 염색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띤잔 축제는 우리의 설날 같은 미얀마 최대 명절이다.
좋아하던 인형에 둘러싸인 채 생을 마감한 11살 소녀의 사연도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 소속 매튜 토스테빈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7일 군부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11세 소녀 아이 미앗 뚜(Aye Myat Thu)의 사연과 함께 그의 장례식 사진을 공개했다.
몰메인(Mawlamyine) 시위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아이 미앗 뚜는 컬러링 북과 바비인형, 헬로키티를 좋아하던 평범한 어린이였다. 장례식 날 그는 자신의 좋아하는 인형에 둘러싸여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밖에 고무탄을 맞아 오른쪽 눈이 붕대로 덮인 한 살배기 아기 씬 퇀다 툰(Thin Thawdar Tun)의 사연과 6살 아이를 품에 안고 "내 아들이 죽었다"고 울부짖는 부모 등의 사연도 전해졌다.
현지 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500여 명이 사망했으며, 30여 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하루에만 100명이 넘게 숨졌는데, 이 중 12명이 어린이였다.
대다수 어린이는 시위 현장에서 떨어져 집 근처에서 놀다가 목숨을 잃었다. 무고한 어린이들이 사망한 이유는 군부가 주택이나 병원 등 시위현장이 아닌 곳에도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죽음에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얀마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단은 성명을 내고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 특히 어린이들을 살해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미얀마의 76회 국군의날은 영원히 테러와 불명예의 날로 새겨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얀마 주재 미국 대사인 토머스 바이다는 "어린이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소름 끼친다"며 미얀마 군부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