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발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더해져 한반도는 최악의 대기질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과의 협조와 대책 마련 촉구는 겉도는 상황만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중국과의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나섰지만 중국은 자국 대기질 개선만을 강조하고 있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당장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상상황은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더해져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초미세먼지 상황이 주춤하자 이번엔 황사가 몰려온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11개 시도에서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150㎍/㎥를 넘는 '매우 나쁨' 수준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환경부는 해당 지역에 17일까지 황사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날 한중 양국 정부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협력을 위한 핫라인(직통 연결) 설치를 제안했다. 한 장관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황룬치우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과의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이어 시행될 정도로 악화된 상황을 고려해 이번 회의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영상회의에서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될 경우 양국 장관을 포함한 고위급이 긴급히 조치 사항을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핫라인을 열자고 전달했다.
이에 양국은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핫라인 개설 방안을 올해 양국 환경 분야 협력 계획인 '청천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기로 했다. 또 올해 청천계획 세부 이행 방안을 확정해 대기오염 방지 정책·기술 교류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 수립 단계부터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협조가 구체적인 대책으로 연결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영상회의에서도 중국은 양국의 협력에 환영하면서도 5개년 계획을 통해 고농도 대기오염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국 내 대기오염 상황 개선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에 또 다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이 정부로서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의 미세먼지 감축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 환경 전문가는 "중국이 미세먼지를 두고 자국 내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공식적인 책임 소재와 연결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며 "정부 간 협조뿐만 아니라 민간 전문가 교류 등을 통해 다양한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