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임한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이 첫 공식행보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했다. 첫 상견례 자리였지만 양 조직 견해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불참하고 있는 경총의 행보에 대해 “갈등을 유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경총은 노조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규제 법안으로 인해 경영계가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국노총을 방문해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된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남용우 경총 상무 등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에선 김동명 위원장 외 간부진들이 자리했다.
먼저 모두발언을 한 김 위원장은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 불참한 경총의 행보를 의식한 듯,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사정 위원회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경사노위를 새롭게 만들어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목표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최근 노총과 경총이 쌓아온 신뢰 기반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앞으로도 노사정 3사의 사회적 대화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경총은 중요한 파트너”라며 “이 부회장이 (이를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이 부회장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갈등 상황과 관련, “최근 여러 가지 갈등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라면서도 “그동안 노사정 위원회나 경사노위에서도 노사관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각 조직이 많이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연말 노조법, 중대재해법 등이 통과되며 경영계 입장에서도 조금 어려움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하며 국내 기업들도 참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총과 한국노총만이라도 협력적인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두발언이 끝난 뒤엔 두 사람은 임원진 배석 하에 약 20여 분간의 비공개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이 부회장이 김 위원장에게 중대재해법 등을 비롯한 규제 법안으로 인해 경영계가 겪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19로 노사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경총과 한국노총이 더욱 협력하여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상견례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첫 인사 자리라 많은 말들이 오가진 않았지만, 이 부회장이 중대재해법과 노조법 등 규제 법안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