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 양회에는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중국 지도부의 야망이 담긴 청사진이 나올 전망이다. 향후 5년간의 경제정책 방향을 담은 14차 5개년 계획과 2035년 중기 발전 전략 목표가 수립된다. 특히 2035년 청사진은 시 주석이 언제까지 군림할 것인지를 가늠해볼 바로미터이기도 한 만큼 관련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가들은 2027~28년이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등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기술 패권 다툼 격화 속에 기술자립을 도모하는 정책들이 5개년 계획과 중기 발전 전략에 다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5개년 계획과 2035년 목표의 핵심은 미국이 기술 경쟁을 확대함에 따라 중국이 기술자립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이미 양회 전부터 기술 병목현상의 탈피를 화두에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커창 총리가 5일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딩솽 이코노미스트는 “목표치가 정해져 있더라도 당국은 고용과 예산 등에 더 집중할 것인 만큼 성장률을 강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정치국 회의에서도 일부 자문위원들은 GDP 목표치를 고용 목표치로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올해 자국 경제가 7~9%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또 중국 항셍은행의 단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상황이 통제되고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선출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양회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금융시장 개방, 저소득층을 겨냥한 대책 등 전 세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부분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양회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큰 사안으로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확대 논의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선전에서 주민 5만 명에게 총 1000만 위안(약 17억 원) 규모의 CBDC를 지급하고 처음으로 대규모 실험에 나섰다. 이후 쑤저우를 거쳐 올해 수도 베이징과 청두로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홍콩과 태국이 주도하는 ‘중앙은행 다자 디지털 통화 가교’ 프로젝트에 가입하는 등 CBDC의 역외거래 가능성까지 점검하고 있다.
홍콩 선거제의 전면 개편도 논의될 수 있다. 2019년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에 85%의 의석을 빼앗긴 중국은 구의원 선거 결과가 대의원 의석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할당제도를 개편하고 후보 심사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홍콩 입법회(의회)를 친중국파로 전부 채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