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파나 상추와 같은 채소를 직접 재배해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채소 자가재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이번 겨울 한파·폭설이 이어지면서 작황에 피해를 입은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11.2%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0%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대파·양파 등 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며 밥상물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서민층을 중심으로 파, 고추, 상추 등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채소를 직접 키워 먹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다.
실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대파’, ‘#대파키우기’, ‘#양파키우기’ 등 키워드로 검색하면 집에서 채소를 재배하는 모습이 담긴 수 천, 수 만 건의 게시물이 뜬다.
심지어 ‘파테크’, ‘대파코인’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집에서 재배하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쏠쏠하다는 의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MIS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2일 기준 대파 1㎏ 소매 가격은 7399원으로 한 달 전(5500원)보다 33.3%, 1년 전(2197원)보다는 무려 236.8%나 급등했다. 도매 가격은 1년 새 408.1%(1140원→5792원)나 오르면서 ‘금(金)파’가 됐다.
양파도 비슷하다. 양파 1㎏ 소매 가격은 3459원으로 한 달 전(3314원)보다 4.4%, 1년 전(2296원)보다는 50.7%나 올랐다. 20㎏ 기준 도매 가격(4만2920원)은 1개월 전(3만7220원)보다 15.3%, 1년 전(2만7730원)보다 54.8% 올랐다.
유통 과정을 거친 채소를 구입하려면 꽤 부담스러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집에서 재배하면 물값과 ‘나의 부지런함’만 있으면 된다.
‘파테크족’들은 채소 자가재배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유기농이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필요할 때마다 신선한 재료를 수확해 사용하면 돼 편리한 데다 매일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는 의견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매일 쑥쑥 자라는 채소를 보는 게 행복하다”(@luck***), “원래 대파가 이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후딱 자라나요”(@salrim***), “벌써 대파 한 단 벌었음”(@ran***) 등과 같은 후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