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26일 항공편을 통해 국내에 도착한다. 아직 품목허가를 받지 않아 특례수입 절차로 접종에 나서는 가운데, 허가당국은 화이자 백신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이날 화이자 백신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결과 브리핑에서 "시험성적서와 기타 품질자료를 외부 전문가와 함께 점검해 봤을 때 허가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이 확보됐다"면서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고 접종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여기에는 국가출하승인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아 수입 즉시 접종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11만7000회 분)은 이날 낮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다. 곧바로 중앙 및 권역예방접종센터 5곳으로 배송돼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시작한다. 화이자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받는 대상은 국립중앙의료원 종사자 199명과 수도권의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원 종사자 101명 등 의료진 300명이다.
화이자 백신의 품목허가는 다음 주 중 판가름 날 전망이다. 식약처는 전날 중앙약심위 회의를 열고, 이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검증 자문단과 마찬가지로 품목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자문했다. 사용 연령 역시 16세 이상으로 허가 권고했다.
이동희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현재 제출된 자료로 허가하는 것은 적절하다"면서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이상 사례 등 안전성 프로파일은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예방 효과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약심위 회의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삼중 자문 절차 중 2번째 단계로, 최종점검위원회만 거치면 품목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이후 국가출하승인을 받으면 접종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화이자 백신을 영하 25도에서 영하 15도 사이에서 2주간 보관하는 것을 허가했다. 기존에 알려진 초저온 콜드체인 대신 일반 냉동고에도 백신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심사부장은 "국내에 허가 신청한 화이자 백신의 보관온도는 영하 90~50도로, 일반 냉동보관에 대한 자료는 제출받지 않은 상태"라며 "추후에 관련 자료를 제출받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