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 1차 자문 결과 16세 이상에게 사용할 것을 허가 권고받았다. 화이자 백신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서 정식 사용이 가능한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식약처는 한국화이자가 품목허가 신청한 ‘코미나티주’의 임상시험(독일 1ㆍ2상, 미국 등 6개국 1ㆍ2ㆍ3상)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전날 열고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성은 미국 등에서 수행된 다국가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평가했다.
검증 자문단은 식약처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 진행하는 3중 자문 중 1차 검증으로, 이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자문을 추가로 거쳐 최종적으로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검증 자문단은 우선 화이자 백신에 대한 사용 연령을 16세 이상으로 권고했다. 앞서 식약처 조건부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사용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제한했고, 26일부터 시행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 역시 18세 이상으로 제한했다.
검증 자문단은 화이자 백신의 사용연령이 16세 이상으로 권고한 것과 관련해 △임상시험이 16세 이상 대상자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하도록 설계돼 예방 효과가 확인된 점 △16~17세 청소년의 면역반응이 성인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점 △성인의 임상시험 자료를 이용 가능한 점 △미국·유럽(EU)·영국·일본 등 다수 국가에서 16세 이상으로 허가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검증 자문단은 또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이상사례와 관련해 안전성 프로파일(경향성)이 허용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접종 후 신중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백신의 예방효과와 관련해서는 제출된 자료에서 충분히 효과가 확인됐고, 면역반응도 자연감염 시의 완치자 혈장의 항체보다 높게 유지돼 예방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품질자료 등 심사를 진행하고, 검증 자문단 자문회의를 통해 얻은 전문가 의견과 권고사항, 심사 결과를 종합해 25일 식약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자문받고, 그 결과를 26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코미나티주는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mRNA 백신으로, 한국화이자는 지난달 25일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화이자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상당한 예방효과를 보이고 있다. CNN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이날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지 3주 후 72%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면서 “2회 접종 후 예방효과는 85%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65세 미만 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로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에도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의료 종사자들은 2주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일주일에 한 번씩 측방 유동(lateral flow) 방식의 검사를 실시했다.
PHE는 증상이 있는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분석도 진행했다. 이들 중 80세 이상 노인은 1회 접종한 지 4주 후 57%의 예방효과가 나타났다. 2회 접종을 하고나서 1주 뒤에는 예방효과가 88%까지 상승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다시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로 사망하거나 입원하는 확률이 떨어졌다. 80세 이상에서 접종 후 감염된 사람은 입원 확률이 41% 낮아졌고 사망 가능성은 57% 줄었다.
정부는 화이자와 총 1300만 명분의 백신을 도입하는 계약을 맺은 만큼 허가를 받으면 3월 말부터 공급돼 4월부터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