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우유 소비는 줄어드는 대신 치즈 소비는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급식 우유 등 B2B 거래가 감소하면서 1인당 우유 소비량은 감소했지만 홈쿡족ㆍ홈술족이 요리 식재료나 술안주로 치즈를 두루 활용하면서 치즈 소비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스낵 치즈, 슬라이스 치즈, 피자 치즈 등 소비자들이 집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형태의 치즈 브랜드 개발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8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인당 시유 소비량은 29㎏으로 2019년(32.5㎏) 대비 11% 감소한 반면 1인당 연간 치즈 소비량은 3.34㎏으로 전년보다 4% 늘었다. 2009~2019년 기준 연평균 증가율로 따지면 약 8%로 고속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정체기에 머물렀던 국내 치즈 시장 규모도 2018년 회복세로 돌아서며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3357억 원) 14.2% 증가한 3781억 원으로 유로모니터는 집계했다. 업체별 매출로도 동원F&B는 전년보다 10%, 서울우유는 5%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치즈의 인기 배경에는 홈쿡족, 홈술족 증가가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는 대신 배달을 해 먹거나 집에서 요리나 간식, 술안주 등의 식재료로 치즈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홈술 트렌드에 힘입어 국내 와인 수입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와인 안주로 치즈 소비가 한몫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B2B 매출은 감소했지만, 가정 등 일반 소비자 유통용 소포장 제품 판매량은 증가해 전체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재료로 활용하기 좋은 피자 치즈, 스낵 치즈 시장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피자 치즈, 스낵 치즈 시장은 각각 3149억 원, 720억 원(닐슨코리아 집계)으로 2019년과 비교해 14%, 13% 증가하며 전체 치즈 시장에서 뚜렷한 약진을 보였다. 고급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자연 치즈 시장도 지난해 1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신장세했다.
치즈 인기에 발맞춰 업계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치즈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1위 매일유업은 치즈 전문브랜드 ‘상하 치즈’를 앞세운다. 치즈 수요가 꾸준한 슬라이스 치즈, 슈레드 치즈뿐만 아니라 간식용 치즈 개발에도 힘을 준다는 계획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간식용 치즈인 스낵 치즈와 고급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자연 치즈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라면서 “특히 스낵 치즈는 기존의 스트링 치즈 이외에 가공 포션치즈도 성장하고 있고, 자연 치즈도 숙성하지 않은 치즈와 다양한 수입 치즈가 유입되면서 인기가 늘고 있어 전방위적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간식 치즈’ 브랜드 1위인 동원F&B는 강점을 지속해서 강화하면서 신사업 진입도 모색 중이다. 덴마크 인포켓치즈, 덴마크 두툼치즈, 덴마크 구워먹는치즈 등이 주력 제품이다. 슬라이스 치즈, 슬라이스, 피자 치즈 외 스낵 치즈, 구워먹는치즈, 기능성 치즈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굳히고 후레쉬 모차렐라, 리코타 치즈 등 신 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의 치즈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기호 및 트렌드에 맞춰 공급할 예정”이라면서 “향후 고품질 원유를 바탕으로 한 국산 숙성 치즈와 자연 치즈 사업을 위한 기반을 닦고 시설 구축 투자 계획에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와인 소비 증가세, 홈술의 일상화 등에 힘입어 앞으로도 치즈의 인기가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5년 치즈 시장이 41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치즈 소비량이 꾸쭌히 늘어난 데다 소비자들의 치즈에 대한 경험도 계속 늘면서 앞으로도 치즈 소비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