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셀트리온의 실적은 증권업계 전망치를 하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개발비가 반영됐고, 트룩시마 원가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셀트리온의 실적은 렉키로나주의 미국과 유럽 유통에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셀트리온의 매출액은 4987억 원, 영업이익은 16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3%, 44.3% 증가했다. 사상 최대 매출이지만 증권업계 전망치를 하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 대비 11.7%포인트 하락한 33.0%를 기록했고,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38.5%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미국 유통사 프라임헬스케어와 24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 공급 계약을 맺었으나, 현재까지 공급된 물량이 없어 매출 공백이 생겼다”면서 “진단키트 매출 공백을 제외하고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개발비 약 350억 원의 반영과 트룩시마 수율 개선 작업 과정 중 일시적으로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기대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1공장 렉키로나 생산으로 소폭의 원가율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다만, 상반기 렉키로나주의 유럽과 미국 허가 신청 모멘텀과 올해 유플라이마 유럽 출시 모멘텀이 존재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셀트리온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와 램시마SC가 주효할 것으로 봤다. 현재 렉키로나는 국내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유럽과 미국 긴급사용승인 신청은 근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렉키로나는 연간 150~300만명분의 생산 계획이 확보된 상황”이라면서 “국내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의 판가는 경쟁 항체 치료제 업체 수준(약 150~250만 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영업이익률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품목들 대비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램시마SC는 독일, 영국, 네덜란드, 호주에 이어 2021년 캐나다 판매 승인을 획득. 연내 유럽 추가 진출을 통한 매출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기존 품목의 점유율 확대 및 신규제품 출시로 올해 실적도 기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36만 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에 대한 목표주가를 40만 원으로 유지한다“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선두업체로의 셀트리온의 위상은 처방중인 약품들에 3상을 개시한 4개의 신규 바이오시밀러들이 순차적으로 출시되면서 강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셀트리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셀트리온 그룹의 실제 매출은 셀트리온헬스케어 매출액인데 올해 기존 주요 제품인 유럽시장 램시마, 그리고 미국과 유럽시장 트룩시마 모두 전년대비 감소,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향 트룩시마의 경우 경쟁제품인 룩시엔스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해서 점유율을 확대ㆍ매출규모를 유지하려고 하겠지만, 리툭산의 3번째 바이오시밀러인 암젠사의 리아브니가 출시된다면, 점유율 확대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올해 셀트리온 그룹의 성장세는 전적으로 신제품의 매출규모 확대에 달려있고, 램시마 SC와 올해 2월 유럽에서 정식 시판허가를 획득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인 유플라이마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3분기부터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 연구원은 “결국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이 지속되는 기간은 경쟁제품 출시 여부와 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국시장에서의 트룩시마를 봤을 때 고작 1년 정도라고 할 수 있다”면서 “결국 바이오시밀러 제조사가 성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고 셀트리온은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시작으로 매년 해마다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등 신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국내에서는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았지만 전체 확진자 수가 9만 명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매출규모가 크지 않다. 결국 미국이나 유럽 등 시장 규모가 큰 곳으로 진출해야 한다.
선 연구원은 “현재의 임상 데이터만으로 렉키로나주가 미국과 유럽에서 긴급사용허가 승인을 획득할 수 있을 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 투자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 생산 계획이 150만~300만명 분이라는 점이다. 국내 시장만을 고려한다면 사실 이렇게 많은 렉키로나주를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