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열풍에 불을 붙였던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머스크 발언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오를대로 오른 상황이다. 그 사이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비트코인 투자로 한 달 새 1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매체 CBS마켓워치는 21일(현지시각)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의 말을 인용해 “테슬라는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비트코인 급등으로 10억 달러(약 1조1070억 원)의 평가이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달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를 통해 1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공시하면서, 비트코인을 향후 결제수단으로 허용할 방침을 밝혔다.
테슬라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은 가격이 폭등했다. 급기야 19일에는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5만4000달러를 돌파해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댄 아이브스는“우리 계산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 한달 간 약 1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같은 관점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 투자로 지난해 한 해동안 벌어들인 전기차 판매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등 전 세계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팔아 7억21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그런데 지난 20일(혅시간)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보다는 덜 멍청한 행동이다. 법정 화폐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단지 바보 만이 (비트코인 등)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말한지 불과 하루 만이다.
그는 전날 가상화폐 회의론자이자 금본위제 지지자인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CEO가 “비트코인이나 법정통화보다 금이 우수하다”고 주장한 트위터 트윗에 “돈은 물물 교환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단순한 데이터일 뿐”이라면서도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은 높아 보인다”는 댓글을 달았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머스크가 이렇게 말했다”며 주목했다. 경제전문매체 인사이더는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