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얇게 휘어진 상태에서도 균일한 빛을 내는 리어램프(후미등) 광학 시스템 'H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리어램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부피는 줄여 자동차의 뒷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전망이다.
22일 현대모비스는 새로 개발한 리어램프 광학 시스템을 고성능(High Performance), 고해상도(High Definition), 균일성(Homogeneous)의 의미를 담아 'HLED'로 이름 붙였다.
HLED는 램프에서 빛을 내는 LED면의 두께를 5.5㎜까지 얇게 만든 제품이다. 이 정도 수준의 두께를 구현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하나의 LED로 정지등과 후미등을 동시에 구현하게 됐다.
현대모비스의 HLED는 구부리거나 휘어진 상태에서도 밝고 균일한 정지등 기능을 수행하고 램프의 전면, 측면 등 5가지 방향으로 동시에 빛을 내보낸다. 후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 운전자의 시인성을 높여주며 리어램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램프 디자인의 획기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매우 얇은 선을 겹쳐 세련되고 독특한 램프 형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와 함께 후미등과 정지등에서 생동감 있는 애니메이션 효과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양산되는 차량 대부분에서 후미등과 정지등은 별도 광원과 기구부를 통해 작동한다. 리어램프 안전법규에 따라 정지등이 후미등보다 훨씬 밝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HLED는 하나의 LED에서 전기 신호에 의한 빛(광량) 조절만으로 후미등과 정지등 역할을 해낸다. 발열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마이크로 LED 칩을 사용해 전기 신호로 후미등과 정지등의 LED 빛을 한 번에 조절하는 기술을 적용해서다.
이 신기술로 현대모비스는 리어램프 경량화와 소형화, 에너지 효율 향상을 동시에 달성했다. LED만으로 빛 조절이 되기 때문에 기존 리어램프에서 광량 확보를 위해 필요했던 내부 부품을 모두 없애 기존 대비 부피를 40% 가까이 줄였다. 줄어든 공간만큼 트렁크 적재 용량을 확보하는 장점도 있다.
후미등과 정지등 관련 유럽(ECE)과 미국(SAE)의 램프 법규와 신뢰성 테스트도 통과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재 유럽 완성차 업체의 수주를 받아 HLED 양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첫인상과 세련미를 좌우하는 램프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향후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2년여간의 개발 기간을 거쳤고 주요 기술은 국내외에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오흥섭 현대모비스 램프BU 전무는 “자동차 리어램프는 기능적인 부분과 함께 미적인 부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이 매우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 자동차 맞춤형 램프 기술을 선보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