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설 연휴 이후에 수급 불안으로 박스권 횡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관의 순매도세가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지수의 방향을 결정할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새해 들어 매도 행진을 지속중이다. 첫 거래일 1월 4일부터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2월5일까지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23조8005억 원어치다.
통상 명절이 낀 주는 거래가 한산하고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설날을 보내고 난 다음엔 시장 내 수급 불안이 다시 불거지며 지수가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은 금융투자, 투신, 사모, 연기금 등 거의 모든 주체들이 주식을 팔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국내 주식을 연일 순매도를 던졌다. 연기금은 최근 3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개인투자자들이 연기금이 던지는 물량을 받아내고 있는 가운데 연내 30조 원의 추가 매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연기금은 9일까지 2236억원 순매도하며 31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2009년(8월 3일~9월 9일)의 28일 연속 순매도 기록을 깬 역대 최장 기록이다.
총 매도 금액은 10조4905억 원에 달한다. 특히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2020년 6월 이후 현재까지 연기금은 18조1000억 원을 순매도했다. 또 올 들어 일평균 순매도 대금은 3766억 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매도 속도(556억 원)보다 빠르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각각마다 운용전략이 다르고, 투신이나 사모펀드처럼 환매압력에 노출돼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 주체도 있다. 단, 이들이 쏟아내는 물량을 개인이 계속적으로 받아주고 있어 지수 자체로는 큰 하락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방향성은 결국 외국인이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설 연휴 이후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주목된다. 1월 FOMC 회의에선 특별한 변화가 없었지만 향후 경제에 대한 연준위원들의 생각은 확인하지 못해 이번 의사록에서 확인해야할 부분이란 것이다.
최근 금리스프레드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10년 기준 기대 인플레이션이 2.1% 후반에 도달한 상황이라 통화완화 기조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연준이 공언한대로 인플레 압력에 관계없이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의견이 있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