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 대리점연합회가 사회적합의기구의 추가합의 무효화를 요구하며 17일부터 무기한 집화 중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4일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등 4개 택배사 대리점연합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합의기구 측과 택배노조 간 추가 합의에 대해 원천 무효를 촉구했다.
대리점연합회 측은 1차 합의문 서명 이후 대리점을 배제하고 작성된 합의문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추가 합의 내용이 무효화 되지 않는다면 17일 사회적합의기구 2차 회의 불참은 몰론 이날부터 무기한 집화 중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화는 쇼핑몰 등 택배를 발송하는 고객사 등으로부터 배송할 물품을 받아오는 업무를 말한다.
대리점연합에 따르면 추가 합의는 사회적합의기구 측과 과로사대책위원회(택배노조)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택배사들은 4일까지 분류인력 투입을 약속했다.
홍우희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 부회장은 “당사자인 영업점 대표를 배제하고 사업자가 어떠한 권한으로 택배 종사자와 협의를 진행됐는지, 어떤 내용이 포함돼 발표를 못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계약당사자인 영업점을 배제하고 추가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과정과 절차가 무시된 것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대리점연합에 따르면 CJ대한통운 2300여 개 대리점 중 900여 개가 연합에 소속돼 있다. 5인 이상 대리점의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롯데택배의 경우 1000여 개 대리점 중 80%가량이 가입돼 있으며 물량으로는 85%에 해당한다.
김종철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 회장은 “전국 택배기사들이 5만5000명 정도 된다. 이들은 전부 개인사업자고, 각 지역 대리점 사장과 계약관계에 있다”며 “17일에 집하 중단을 선언하면, 전 국민의 손발이 묶이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점연합은 표면적으로 ‘밀실 협약’을 비판하고 있으나 이면에는 분류 인력 투입 등 비용부담이 갈등의 핵심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리점들은 올해부터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에 산재보험, 고용보험 의무가 더해지면서 비용부담이 커지게 됐다.
김 회장은 “대리점 사무실 임대료 내고, 직원 월급 주고,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료와 고용보험료 내고 분류비용까지 내면 먹고살게 없다”며 “택배기사들에 비용을 공제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분류인력에 대한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건비가 매년 오르는 데 대리점들이 이를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많다”며 “아르바이트 인력을 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CJ대한통운이 사업자가 분류인력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후에 본사를 상대로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에는 이를 지지하는 택배 차량들이 ‘사회적 합의 수용 불가’ 깃발을 달고 국회 앞을 지나 경찰들의 제지가 이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