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및 주류업계가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3년 만에 제로 탄산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맥주 시장에 불어닥친 알콜과 열량을 확 빼는 '저칼로리' 바람이 음료업계로 옮겨붙은 모양새다. 특히 코카콜라가 사실상 제로 콜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과거 무설탕, 무칼로리 콘셉트로 나왔던 ‘펩시 제로슈거‘를 지난달말 재출시했다. 제로펩시가 다시 나온 건 3년만이다. 기존 제로펩시 제품군이었던 ’맥스‘ 제품에서 라임향을 추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몰인 ’칠성몰‘에서 온라인 판매에 주력한 뒤 캔 등을 추가해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칠성사이다제로'도 재출시했다. 2011년 출시됐다 2015년 단종된 칠성사이다제로는 이번에 온라인 채널로 선판매 후 이달 중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선보인다.
현재 칠성몰에서 판매되는 펩시제로슈거는 500㎖ 페트병 제품으로 한병당 가격이 1200원이다. 편의점 가격은 1800원으로 ‘코카콜라제로’보다는 300원가량 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라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격을 확정지을지 미정이지만 기존 펩시콜라 제품과 크게 차이는 안 날 것”이라고 전했다.
알코올과 열량을 낮춘 무알콜 맥주 시장도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거세다.
가장 먼저 무알콜 맥주에 뛰어든 하이트진로는 2012년 알코올이 발생하는 발효과정을 제외한 제조 공정을 거친 무알콜음료 ‘하이트제로 0.00’을 내놨다. 맥아와 호프를 사용해 맥주 맛은 살리고 열량은 낮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도 2017년 무알콜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를 내놨다. 이 제품 역시 비발효 제조공법을 사용해 알코올 함량은 0.00%다. 저칼로리(30㎉) 제품으로 맥주 본연의 맛과 향에 가깝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논알코올 맥주 ‘카스 0.0’을 출시하면서 마지막으로 가세했다.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스마트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이다.
음료 및 주류업계가 '열량·알콜 감량'에 나서는 건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져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칼로리 및 제로 슈가 인기가 동반 상승한 점도 한몫했다.
실제로 관련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칼로리·제로 탄산음료 시장은 2017년 960억 원에서 지난해 1319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다.
유로모니터 이오륜 음료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합성 감미료의 맛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 소비자 특성상 저칼로리 탄산음료가 맛이 없다거나 밋밋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1인당 탄산음료 섭취량이 늘면서 지나친 당분과 칼로리 섭취에 대한 염려가 커져 '보다 건강한’ 저칼로리 음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제로펩시 및 제로사이다의 등장으로 제로 탄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RTD 제품으로 유통 중인 제로 콜라는 한국코카콜라의 '코카콜라 제로'가 유일해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음료 유통망이 탄탄한 롯데칠성음료가 이 시장에 가세할 경우 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제로 사이다 역시 동아오츠카가 2016년 제로칼로리 사이다 ’나랑드 사이다‘를 선보인 이래 줄곧 ’유일무이한‘ 제품이었던 만큼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