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맥주 제치고 수입주류 1위 첫 '등극'…위스키 수입액은 21년만에 최저

입력 2021-02-02 16:03 수정 2021-02-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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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해 주류 소비를 주도하던 매장들이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주류 수입액이 2년 연속 감소했다. 홈술과 혼술 트렌드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이들은 늘었지만 주점과 펍, 유흥시설의 매출 감소에 따른 결과다. 특히 유흥주점 판매 비중이 높은 위스키의 경우 21년만에 최저 수입액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대신 와인은 맥주를 제치고 21년만에 수입 주류 1위 자리를 꿰찼다. 국산맥주의 성장에 힘입어 수입맥주는 조사 대상 주류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2일 주류산업협회가 관세청의 수출입동향을 분석한 주류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주류 수입액은 2018년 8억 603만1000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년 연속 역신장했다. 올해 수입액은 7억7730만200달러로 전년대비 1.34% 하락했으며 맥주, 위스키 등의 수입량이 크게 위축됐다. 반면 와인수입액은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하며 나홀로 성장을 이어갔다.

맥주는 조사 대상 주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 판매량이 급감하며 감소세로 돌아선 맥주 수입량 감소는 지난해 역신장 폭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2억 2863억2000달러로 전년대비 18.6%나 하락했다. 일본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 맥주 수입량 하락폭은 10% 수준이었다.

맥주의 수입량 감소는 업소용 제품 판매 감소와 함께 국산맥주의 약진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국내 소주와 맥주시장 1위 기업인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1조7397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214.2% 급등한 1746억 원에 달했다. 여기에 주세법이 개정되며 국산 수제맥주가 수입맥주와 같은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편의점에 대거 진출한 점도 수입맥주의 수입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위스키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맥주는 국산 대체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주종이지만 위스키의 경우 토종 위스키 기업인 골든블루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1억3155만4000달러로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4.54% 감소한 수치다. 위스키 수입액은 2007년 2억729만4000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매년 10% 내외의 하락세를 이어왔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위스키는 대부분 수입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위스키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와인 매장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와인 매장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코로나19로 회식보다 홈술와 혼술이 늘어난 덕분에 가장 수혜를 본 주종은 와인이다. 와인수입액은 위스키와 반대로 21년만에 최대 수입액을 경신하며 처음으로 3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3억3018만7000달러로 전년대비 27.39%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입주종 가운데 맥주를 제치고 수입액 1위에 올랐다. 와인은 2009년 이후 11년째 수입액이 증가한 유일한 주종이다.

와인의 성장에는 편의점의 와인 판매 증가가 한몫했다. 재택근무 인구가 늘면서 편의점은 와인 판매 품목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들은 4900원대 초저가 와인부터 수백만원대 고가 와인까지 와인 품목을 확대하고 앱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O2O 서비스를 도입하며 와인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 제조사들이 수입 와인 품목을 매년 확대하는 데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까지 와인 수입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며 “와인의 저변확대가 이뤄지면서 대기업은 물론 유통업체까지 한정판 와인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한 결과 와인이 주류 시장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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