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GM의 로봇팔 도입 후 제조업에 필수
서비스 부문서도 활용 늘어
"단기적으로 실업과 질 낮은 일자리 초래"
‘로봇’이라는 단어가 세상에 등장한 지 올해로 100주년이 됐다. 그동안 로봇공학은 빠르게 발전해 상상 속 설정에서 현실이 됐지만, 그만큼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했다.
로봇은 체코 작가 카렐 차펙이 쓴 희곡 ‘로숨의 만능 로봇’에서 처음 등장했다. 로봇은 ‘강제 노역’이란 뜻을 가진 슬라브어 ‘로보타’를 변형한 단어다. 1921년 1월 25일 초연된 작품은 2년 만에 30개 언어로 번역되며 큰 성공을 거뒀다.
100년 전에는 소설 속 설정에 불과했지만, 인류는 한 세기 만에 SF소설을 현실로 바꿨다. 1961년 제너럴모터스(GM)가 처음으로 자동차 조립공장에 로봇팔을 도입한 이후 공업용 로봇은 제조업에 필수적인 존재가 됐다.
국제로봇산업연맹(IFR)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공장에 투입된 공업용 로봇은 37만3000대에 달한다. 공업용 로봇 숫자는 2014년 이후 매년 약 11%씩 늘어나 현재 전 세계에서 약 270만 대가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다.
경비와 창고 정리 등 서비스 영역에서 로봇의 사용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2019년 단 1년간 전 세계에서 팔린 서비스용 로봇 대수가 17만3000대에 달한다. IFR는 서비스용 로봇 연간 판매 대수가 2023년에는 53만7000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물류 산업은 서비스 로봇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야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창고에서 제품을 찾는 로봇을 개발해 현장에 투입했다. 아마존의 글로벌 주문 처리 센터에서 사용되는 로봇의 수는 10만 대가 넘는다.
차펙의 희곡 속에서 로봇들은 인간을 위해 노동을 하다가 반란을 일으킨다. 현실에서 로봇의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인간 일자리에 대한 위협은 본격화했다. 마크 뮤로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로봇과 그로 인한 자동화가 인간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도 가속하고 있다”며 “제조업보다 몇 배는 더 큰 서비스 산업에서 자동화가 일어나면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자동화 흐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자동화는 경제 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업과 질 낮은 일자리를 의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