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오르며 1107원대를 터치했다. 한달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하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치적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할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다. 여기에 미국 12월 소매판매가 0.7% 하락해 예측치(0.2% 하락)보다 크게 부진했다.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부진할 것이란 예상도 많다.
주식시장이 연일 고공행진을 보임에 따라 고점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 넘게 급락중이다. 지난주말에도 2.03%나 폭락한 바 있다.
18일 오전 9시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말대비 5.75원(0.52%) 오른 1105.15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초반엔 1107.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작년 12월24일 장중 기록한 1107.5원 이래 최고치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3.8/1104.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7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강세 연장선이다. 다만, 최근 미국채 금리 상승을 핑계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 지난주말 미국채 금리 하락에도 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리스크온에서 리스크오프로 넘어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촉발한 이유는 미국에서 바이든이 취임할지 안할지 모를 정도로 정쟁이 심한데다, 유럽도 정치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경제지표가 부진한데다, 어닝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주가지수 고점 논란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수급도 공급우위다. 1109원 내지 1110원까지 오를 수 있겠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강세에 싱가포르달러와 위안화, 호주달러 등이 모두 약세다. 원화도 이 흐름을 따라가는 것 같다”며 “1105원을 넘어선 이상 1110원은 볼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시각 달러·엔은 보합인 103.86엔을, 유로·달러는 0.0006달러(0.05%) 떨어진 1.207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19위안(0.02%) 오른 6.4867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3.59포인트(1.09%) 급락한 3052.31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53억8000만원어치를 매도해 이틀째 순매도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