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야권 후보가 10명 가까이 출마 선언을 했지만, 아직까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택한 원픽(One Pick)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김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기는 선거’를 위한 ‘원트(want)’와 ‘니즈(needs)’ 직간접적으로 내비쳐 왔다.
김 위원장이 사실상 원하는 건 우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입당이다. 겉으론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직접 안 대표를 만나 입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당 대 당 통합설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이지, 입당은 괜찮다는 것이다. 또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를 선언하며 안 대표에 입당을 권유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이 격노한 것 역시 입당 자체가 못마땅한 게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가 아닌데 그런 제안을 했다는 점이 화가 났던 것뿐이다.
이처럼 ‘김·안’ 양측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실상 서로 힘을 합치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조직력, 의석은 있지만 인물이 없는 반면 국민의당은 반대”라면서 “양측 모두 상대의 도움 없인 이길 수 없다는 것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초 김 위원장이 원하는 후보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한 새로운 인물이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소통·공감 능력 △젊음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4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정치적 능력까지 발휘할 수 있는 ‘팔방미인’을 찾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책’ 어필에도 나섰다. 인물에만 초점을 두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양도세 완화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부동산 공급대책을 내놨다.
보궐선거 이후 물러날 예정인 김 위원장은 ‘무조건 이기는 선거’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은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그만큼 고민, 걸림돌도 많다. 박 평론가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비대위 체제 7개월간 당 내부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 하나 만들지 못한 점, 안 대표를 위한 경선룰 변경에 따른 당내 후보 관심도 저하, 안 대표 입당을 원하면서도 그에 대한 불신도 있어 복잡해지는 셈법 등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