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엑손모빌, 화이자 등 대기업이 소속된 미국제조업협회(NAM)는 이날 성명을 내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해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제이 티몬스 NAM 회장은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폭력을 선동했다”며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펜스 부통령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25조란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부통령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는 방법은 의회 표결을 거친 탄핵과 수정헌법 25조 발동 두 가지다.
NAM은 그동안 공화당 성향의 단체로 분류되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지지를 보내온 터라 이번 성명이 갖는 무게가 상당하다. NAM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 당시 공화당에 16만5000달러(약 1억7,944만 원)를 기부했다. 이는 공화당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의 75%를 차지한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토머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CEO는 의회 난입 사태 직후 “의회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미국 입법부는 다시 모여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헌법적 책무를 마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성명에서 “의회에서 벌어진 혼돈은 민주적 선거의 합법적 결과를 뒤집으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혼돈을 끝내고 평화로운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 CEO들은 잇따라 개별 성명을 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우리는 이것보다 나은 국민”이라며 “우리가 선출한 지도자들은 폭력을 끝내고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책임이 있으며, 우리 민주주의가 수백 년 동안 그랬듯 평화로운 권력 전환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팀 쿡 애플 CEO는 트위터에 “오늘은 미국 역사에서 슬프고 부끄러운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자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사내 메시지에서 “우리는 국가를 최우선으로 두는 모범이 될 만한 정치 지도자들이 필요하다”며 “비상 상황인 만큼 시위대를 지지한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을 삭제한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는 단결을 촉구하며 “국회의사당에서의 폭력 사태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의사당을 향한 폭력은 미국과 민주주의, 미국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찰스 샤프 웰스파고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폭력을 즉각 끝내야 한다”며 “조 바이든 당선인에게 권력을 평화롭게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마이크 코뱃 씨티그룹 CEO 등이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