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은 주변 강국이 아닌 남북이 주체가 돼야"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에 대해선 "대통령 고유권한" 말 아껴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장기 국가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국민통합'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약속했으며, 궁극적으로 개헌·선거제도 개편이 동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6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국민통합을 비롯한 3가지 나아갈 방향을 당부했다.
박 의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질서에 부응하기 위해선 중장기 국가 발전에 대한 국회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혼돈, 이념 과잉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국민통합을 이룰 때에만 전진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사회적 합의만이 국민통합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해 용광로 역할을 제시할 것을 약속했다.
이어 "국민통합의 궁극적 완성은 개헌, 선거제도 개편(득표율 비례 의석수 확보)에 있다고 본다"면서 "이를 통해 권력분산을 이루고, 국회가 그 권한 일부를 가져올 때 다양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세계 여러나라 국회와 같이 우리도 코로나19 특위를 조속히 구성할 것"이라며 "선거국면 돌입해도 국민안정과 민생부터 지켜내는 정치를 하자"면서 "백신 등 치료제 도입 및 개발, 병상과 의료진 확보, 긴급 생계 지원 등 어느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국익 중심의 초당적 의회 외교에도 나서야 한다"면서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로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토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박 의장은 3가지 방안을 언급했다. 그는 우선 "남북관계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않으면, 강대국의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최종 주체는 남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국민 공감대 절실히 필요하며, 그럼에도 미국, 중국 등 주변 강국들의 협력 없이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의장은 그동안 국회의 역할에 대해 반성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그는 "그동안 남북 간 의미있는 합의가 많았지만 현실화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국회가 동의해주지 않아서"라면서 "이제는 관계 개선을 위해 국회는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논란이 된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인권 증진, 한반도 평화, 국민 안전이 우선된 법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 같은 오해를 소통, 대화를 풀 것"이라며 "일부 외국의 다른 시각은 당사자 여부, 입장 차이가 주요 요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의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크게 3가지 민주주의, 동맹, 미국리더십의 부활 3가지에 기초한다"면서 "여기에 미국 코로나 문제까지 더해져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구축 문제가 우선순위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 정부, 국회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우선순위에 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한국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비핵화 평화 제안을 미국에게 제대로 전달할 것"이라며 "2월 방미 시에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한반도에 대한 관심,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서는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에 대해 입법부의 장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말 무제한토론 종결표결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선 "헌법과 법률에는 의장의 표결권뿐 아니라 토론권까지 규정, 보장하고 있다"며 "역대 모든 국회의장은 그 표결에 참여했다"고 밝히며, 2011년 5월 박희태 전 의장의 '한유 FTA 토론 종결' 투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정책검증은 공개로 가야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우려와 달리 도덕적 검증을 비공개로 갈 경우 더 많은 자료 요구 뿐 아니라 훨씬 철저하고 엄격한 검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의장은 작년 한 해 국회 운영에 대해선 "원 구성이 자연스럽게 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그럼에도 6년 만에 법정시한 내 예산안 통과, 세차례 추경을 여야 합의로 통과, 개헌 이래 가장 많은 법안 통과,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 전환 등은 잘한 점이라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