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0일 “올해 일본에서 90개가 넘는 기업이 희망퇴직을 받았다”며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는 상장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개별 경영 상황에 따른 정리해고가 많았다면, 올해에는 폭넓은 분야의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인건비 삭감을 통해 ‘버티기’에 돌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했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희망퇴직을 받은 기업은 91개사로, 모집 인원은 1만8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희망퇴직을 모집한 기업체의 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91개사) 이후 최대 규모였다. 개별 기업당 희망퇴직을 받은 인원 수는 200명 미만으로 전년 대비 40% 줄었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기업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희망 퇴직을 실시한 기업의 수가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실적 악화 때문이다. 재무성의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3분기 순이익(금융과 보험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감소했다. 닛케이는 3분기 연속 25% 이상 순이익이 감소하는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게 된 것이다.
업종별로는 의류업계가 외출 자제와 재택근무 확산의 역풍을 맞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희망퇴직을 받은 의류업체의 수는 총 18개사였다. 의류 업체인 TSI홀딩스는 약 300명의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내년 2월 말까지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122개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 남성복 업체인 아오야마상사도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근무 방식의 확산으로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모집하지 않았던 외식업계도 올해에는 외출 제한 등의 여파에 따라 7개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로열홀딩스(HD)는 내년 말까지 90여 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하고, 200명의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해당 희망퇴직 모집에는 31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기 및 정밀 14개 업체, 자동차 관련 11개 회사가 올해 희망퇴직에 나섰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을 모집한 기업 가운데 약 60% 정도가 실적이 좋았을 때 조직 개편을 하기 위한 일종의 ‘흑자 정리해고’였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정세 변화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정리해고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