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에서 분사한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치열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티맵모빌리티가 출범 뒤 순항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SKT는 이종호 모빌리티사업단장을 티맵모빌리티의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이종호 신임 대표는 1997년 SKT에 입사해 글로벌사업본부장, 모빌리티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종호 신임 대표가 이끄는 티맵모빌리티는 2022년 카셰어링, 대리운전, 대중교통 등을 아우르는 구독형 올인원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 쏘카 등과의 모빌리티 격돌이 가시화한 것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서울 종각역 센트로폴리스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조직 규모는 200명 안팎으로 기존 언급됐던 250여 명에서 소폭 줄었다. 200명 중 절반은 외부 경력직으로 신규 채용된다. 외부 경력직 채용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내년 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티맵모빌리티가 분사해 신설법인을 세운다고 발표한 뒤 인력 쟁탈전이 벌어졌다. 경쟁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등에서 티맵모빌리티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사례들이 대거 나타나기도 했다.
10월 말부터 진행된 외부 채용은 개발자, 디자이너, 경영 기획 등 20여 개 직군에서 이뤄졌다. 공식 홈페이지뿐 아니라 여타 채용 플랫폼에도 공고가 올라왔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에 올라온 공고는 이달 중순에서 마감일이 내달 13일까지로 연장됐다. 진행 중인 채용 분야는 맵 서버 개발, 맵 데이터 관리 시스템 개발, 안드로이드/iOS 맵 SDK 개발 등이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마감일이 연기된 데 관해 채용에 어려움이 있어 그런 것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원자가 엄청나게 몰렸고, 사업 부문별 면접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법인 설립 준비와 채용이 동시에 진행돼 조금 연기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달 초 공식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서비스인 T맵 외의 새로운 서비스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티맵모빌리티는 분사를 밝히며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으로 △T맵 기반 주차, 광고, UBI(보험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 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On-Demand’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 (Mobility as a service)’ 등을 꼽았다.
내년 상반기에는‘우버 테크놀로지(우버)’와 합작 회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 조인트벤처 지분은 우버가 지분 51%, 티맵모빌리티가 49%를 갖는다. 우버는 이 조인트벤처에 1억 달러(약 1092억5000만 원),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 달러 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조인트벤처는 가맹 택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가맹 택시는 택시 기사와 이용객에게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서비스다. 조인트벤처는 티맵 택시와 우버 택시를 합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버는 최근 서울시로부터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받았고, 가맹 택시 579대를 확보했다. 법인택시 77대, 개인택시 502대로 내년 1월부터 사업을 할 수 있다. 다만 조인트벤처의 인력 규모 등은 미지수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 법인과 우버가 협의해야 하는 부분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인트벤처 설립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선점한 가맹 택시 시장에 지각변동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블루는 가맹 택시 1만3000대를 보유하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조인트벤처가 출범하는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쏘카 VCNC의 타다 라이트,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 등과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