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휴 기간에도 출근하며 현안을 챙기면서 월성 원전 1호기 사건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서울행정법원의 정직 처분 집행정지 인용 결정이 내려진 다음 날인 25일부터 이틀간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정직 2개월 처분이 내려진 뒤 8일 만에 복귀한 윤 총장은 곧바로 수용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26일 오후 월성 원전 1호기 수사 등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윤 총장이 주말 출근을 감행하며 공백 메우기에 주력하면서 연휴가 끝나는 28일부터 중요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23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을 기소한 상태다. 이들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측근들로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 내부 문건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윤 총장의 복귀로 기소된 공무원들의 ‘윗선’으로 꼽히는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백 전 장관 등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직무정지 상태에서 복귀했을 때도 곧바로 산자부 공무원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한 바 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검은 시민단체가 고발한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이 차관은 취임 전인 지난달 6일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택시기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와 합의 등을 이유로 내사 종결 처리했으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경우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특가법상 운전자 처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할 수 있다. 택시 기사 진술이 ‘목적지에 거의 왔을 무렵’에서 경비실 앞’으로 바뀌었다는 주장 등 관련 의혹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제기된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내년 1월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 인사는 각종 수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의를 표명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마무리하고 떠날 경우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윤 총장에게 힘을 실어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해 월성 원전 수사를 지휘해온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주요사건 수사팀이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윤 총장도 법원에 “총장의 부재로 1월 인사 시에 수사팀 공중분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