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의 실질실효환율(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명목실효환율(NEER·nominal effective exchange rate) 상승률이 세계 60개국 중 두달연속 톱10에 들었다. 또, 실질실효환율은 1년7개월만에, 명목실효환율은 1년9개월만에 각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영향이 11월까지 이어진데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흐름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두달연속 급락했기 때문이다.
명목실효환율은 전월대비 1.42%(1.62포인트) 상승한 114.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116.45) 이후 최고치다. 전월대비 상승률로는 세계 10위에 올랐다. 역시 남아공이 4.71% 올라 1위를 기록한 가운데 멕시코(3.64%)와 콜롬비아(2.65%), 브라질(2.62%)의 상승폭이 컸다.
원화 실질실효환율과 명목실효환율 상승률은 직전월에도 각각 세계 2위와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실질실효환율이란 세계 60개국의 물가와 교역비중을 고려해 각국 통화의 실질적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기준연도(2010년 100 기준)보다 그 나라 화폐가치가 고평가(원화 강세) 됐다는 의미며, 낮으면 저평가(원화 약세) 됐다는 뜻이다. 즉, 이 수치가 상승하면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됨을, 하락하면 강화됨을 의미한다. 명목실효환율은 교역량만 가중 평균한 지표다. BIS는 지난해 3월 실효환율 발표부터 기존 61개국 중 베네주엘라를 뺀 60개국으로 집계 중이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절상)한 때문이다. 실제 11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월보다 2.4%(27.92원) 하락한 1116.76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6월(1092.80원) 이후 2년5개월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직전월 2.9%(34.12원) 급락하는 등 6개월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명목실효환율과 실질실효환율간 격차는 6.34포인트로 두달연속 확대됐다. 7월엔 6.53포인트까지 벌어져 2003년 1월(6.70포인트) 이후 17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두 실효환율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주요 교역상대국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11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1% 하락해 두달연속 뒷걸음질 쳤다. 전년동월대비로도 0.6% 상승에 그쳐 역시 두달째 0%대 상승률에 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두달 연속 급락하다보니 실질 및 명목 실효환율 상승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은 0.33%(0.42포인트) 오른 126.13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1.57%(1.84포인트) 떨어진 115.18를, 유로는 1.09%(1.06%) 하락한 95.95를 보였다. 이는 각각 하락률 세계 2위와 7위를 기록한 것이다. 일본도 0.27%(0.21포인트) 내린 77.2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