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서울시 종로구 HMM 본사. 이날 HMM 본사에서 HMM 임직원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배재훈 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직원들을 위로하고자 커피차 이벤트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날 임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간식만 800인분이었다.
이벤트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배 사장은 직접 임직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며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배 사장은 지난해 4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줄곧 임직원과 대화를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각종 악재의 후유증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분위기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그는 취임 직후 현대부산신항만과 부산지사, 광양사무소를 잇달아 방문했다.
배 사장은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일하는 방법과 사고를 바꾸지 않고서는 결코 변화할 수 없다”라며 “고객 만족을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에는 바로 영국 런던 출장길에 올라 현지 직원들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작년 5월에는 부산에서 근무하는 해상 직원 150여 명과 함께 태종대 일대를 트래킹했다. 이후에는 CEO 특강을 진행하며 회사의 비전을 설명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고충을 들었다.
소통은 일회성에만 그치지 않았다. 배 사장은 회사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매년 상ㆍ하반기 1회씩 전국에 있는 임직원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지방 1인 사무소 등 직원이 적은 현장에도 직접 방문했다. 또 중요한 사안들을 임직원과 공유하고자 매달 월례조회를 진행한다.
깜짝 이벤트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기업들이 여름 더운 날씨를 이겨내라고 임직원들을 위해 수박 등 과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배 사장은 사비를 들여 직접 이를 마련한다.
사내 문화를 바꾸려는 배 사장의 노력 덕분에 HMM은 길고 길었던 적자 터널을 벗어나게 됐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387억 원을 달성하며 21분기 만에 적자에서 탈출했다. 코로나19 쇼크로 대부분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비교해보면 고무적인 성과다. 올해 3분기(2771억 원)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HMM은 상승세를 이어나고자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배 사장의 소통은 HMM 상승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