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 침체를 맞은 항공사들의 부업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적 회복을 이뤄내기에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로고를 활용한 굿즈와 특산품 등 물건 판매부터 음식 배달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부업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을 만회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운송으로 수익하락을 만회하고 있지만 LCC는 사정이 다르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10월 말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화물 운송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실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항공사들이 이색상품으로 내놓은 ‘목적지 없는 비행’도 수익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지침에 따라 항공기 좌석을 전부 채울 수 없는 데다 이벤트 등을 고려하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서다. 최근에는 그나마 진행했던 일정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취소하는 항공사가 많아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관광비행을 진행하며 방역지침을 지키기 위해 좌석 사이는 띄어 앉기로 예약을 받고 비행기 뒷부분 좌석도 비워놓았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이 부업을 하더라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대부분 항공사는 여객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음식 판매 등 부업이 성공하더라도 여객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나라 LCC들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확률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대한항공만 화물 사업 호조로 간신히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항공사들도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한다.
부업이 흥행해도 적자 폭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업계가 순손실 1185억 달러(129조 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올해 6월에 나왔던 전망치(순손실 840억 달러)보다 41% 상승했다.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음에도 항공사들은 내년까지 부업을 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행 수요 반등이 당분간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항공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다. 여객 사업에 따른 수익이 나지 않는 만큼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 또다른 부업을 발굴해야 할 처지다. 실제 항공사들은 주기료(공항에 항공기를 세워 놓는데 드는 비용)에만 한 달에 많게는 수억 원을 내야 한다.
한재현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열린 항공산업전망세미나에서 “항공업계 수요 회복은 빨라야 2022년 4월쯤에야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 회복 시기는 2023년 6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IATA는 2024년이 돼서야 항공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도 이색 사업을 해도 적자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