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내선 점유율이 2개월째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최대 15%포인트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선 마케팅에 집중한 데 따른 결과다.
성과를 거뒀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는 여전히 부진해 LCC들은 당분간 적자를 피하지 못할 전망인 데다 전망도 불투명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7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LCC 6개사(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ㆍ에어서울ㆍ플라이강원)의 국내선(출발ㆍ도착 기준) 탑승객 수 잠정치는 416만946명이다. 국내선 전체 탑승객(587만2546명)의 약 71%이다.
과거 LCC들의 국내선 점유율은 55~60%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7월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다. 9월에 다시 60%대로 떨어졌지만 바로 다음 달 70%대로 복귀했다.
업체별 순위에서도 LCC들이 강세를 보였다. 진에어(106만7684명)와 제주항공(102만8866명), 티웨이항공(97만6842명)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하늘길이 한동안 막히자 LCC들은 생존을 위해 경쟁적으로 파격적인 국내선 저가 이벤트를 진행한 덕이다.
점유율 상승에도 LCC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수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국제선 여객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국제선 탑승객 수 감소로 올해 3분기 LCC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76억 원), 아시아나항공(58억 원) 등 대형항공사들이 화물 사업 호조에 힘입어 흑자를 달성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확산세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국내 여행 수요는 꺾일 가능성이 커졌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LCC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LCC들은 적자 폭을 줄이고자 이색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 올해 9월 처음 선보였던 목적지 없는 비행은 연말까지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항공기에서 일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김포공항, 대구공항, 김해공항에서 각각 출발해 모두 출발지로 되돌아온다.
진에어는 더 나아가 지난달 기내식을 콘셉트로 한 냉장 HMR(가정간편식) 상품을 공개했다. 에어부산은 이날부터 기내에서 부산 기장 건조미역 등 지역 상품을 판매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의 이색 상품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에도 항공사들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 LCC들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