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30년만의 경기침체서 탈출...대중국 갈등에 도루묵 되나

입력 2020-12-03 15:23 수정 2020-12-0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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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호주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추이. 출처 블룸버그통신
30년 만의 첫 경기 침체에서 탈출한 호주가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호주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2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30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다.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3.3%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조쉬 프라이든버그 호주 재무장관은 “전 세계가 여전히 코로나19 타격에 놓여 있는 만큼 어려움이 있지만 호주 경제가 코너를 돌았고 회복 중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호주에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관계가 틀어지면서 양국 간 갈등이 무역, 외교로까지 번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양국 관계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 수입 중단, 보리 관세 부과 등 잇단 보복에 나섰다. 최근에는 호주산 와인에 212%의 반덩핌 관세를 부과해 호주 와인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양국 갈등은 외교에서도 불꽃이 튀었다. 지난달 29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호주 군이 현지 어린이를 살해하는 풍자 만화를 게시하며 호주를 자극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해당 만화는 가짜다. 중국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중국 정부에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호주 쪽에 사과를 요구했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수록 뼈아픈 쪽은 호주라는 것이다. 중국 의존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과의 긴장이 자칫 경제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도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파트너”라면서 “많은 일자리가 무역에 의존하고 있다”고 현실을 인정했다.

2018년 양국 간 교역량은 2150억 호주달러(약 174조8000억 원)에 달했다. 중국과 무역이 중단될 경우 호주가 입는 타격은 국내총생산(GDP)의 6%에 이른다. 지난해 호주 상품과 서비스 수출이 GDP에서 차지한 비중이 22%였는데, 그 중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왔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중국과 어떤 식으로든 교역 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호주 경제에 타격이 된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보복이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호주 수출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광석이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 작년 호주 원자재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68%에 달했다.

중국이 철광석에 대한 제재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지난달 호주 언론은 수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석탄 수출이 보류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호주는 대중국 높은 경제 의존도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고 글로벌 파트너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출구 모색에 나섰지만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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