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테스형, 정책이 왜 이래

입력 2020-11-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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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 신곡 ‘테스형’이 노래방이 아닌 정부 정책들을 놓고 자주 회자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눈 앞에 놓인 문제만 해결하고자 급급한 나머지 고민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책들 때문이다.

현 정부가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시장을 안정 시키지 못한 것이 대표적일 것이다. 전세가 오르면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집 값이 오르면 대출 규제로 집 사지 말게 하는 등 원인에 대한 이해와 고민 없는 단순한 정책을 쏟아낸 결과다.

국민의 세금을 쓰면서 한번만 더 고민하면 일석삼조(一石三鳥)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인데도 불구하고 일석일조에 그치는 정책들도 많다.

한 예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면세점들을 돕기 위해 재고 면세품을 내국인에게 일반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들은 재고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그렇지만 관세를 면세점 소비자들에게 부과하고 세급환급 업체를 통해서 관세를 돌려 받게 했다면 개점휴업 상태의 수많은 중소 택스리펀 업체들에게도 단비가 됐을 것이다.

여기에 여행사의 국내 여행 상품을 이용할 때나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에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줬다면 정부는 관세 면제 정책 하나로 면세점 뿐 아니라 택스리펀, 여행사, 국내 저가항공사들까지 숨통을 트여줬을 것이다.

숙박할인 쿠폰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여행사나 항공사 상품을 이용시 숙박 할인권을 사용하게 해 준다면 그 혜택은 호텔 숙박업계 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까지 퍼졌을 것이다.

공매도 관련 정책을 보면 금융당국도 마찬가지다. 공매도 제도 개선을 약속한지 2년째가 되지만 해결책은 오리무중이다.

최근에 내놓은 대책은 무차입 공매도로 의심되면 해당 여부를 투자자에게 입증하게 하겠다고 하거나 과징금을 늘리겠다고 한다. 한국거래소에서 무차입 공매도로 의심하지 않으면 무차입 공매도 투자자는 입증할 일도 없다.

금융당국을 필두로 거래소, 예탁원 등 유관기관들이 모두 모여 전산시스템화 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주식양도세 문제도 그렇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양도세 도입을 연기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는 사퇴하겠다며 반발했다. 정치권이나 홍남기 부총리나 개인투자자들이 왜 양도세 도입에 반발했는지에 대한 이해와 고민 없었기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은 20년째 2000포인트 박스권인 주식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여기에 양도세 도입까지 한다고 하니 폭발한 것이다. 미국이나 선진국 시장 처럼 투자해서 중장기 보유하고 있으면 오르는 우상향 시장으로 수익을 볼 수 있다면 거래세 줄이고 대신 양도세 낸다고 해서 이처럼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 양도세 도입에 이렇게 반대하는지, 그리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조금만 고민하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보면 해답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우리나라가 포함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외환거래가 24시간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은 업계 전문가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스도 포함돼 있는 선진국 지수에 우리나라가 편입된다면 코스피 지수 4000, 5000포인트는 그저 선거 때만 나오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 도입이 무산됐다고 사퇴하겠다고 할게 아니라 기재부가 갖고 있는 하나의 권력 중 하나인 외환시장을 내려놓으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양도세를 내라는 했다면 무난히 통과 됐을 것이다.

아, 테스형 정책이 정말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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