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연평균 전망치는 81.5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BSI란 기업들이 경기를 체감하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이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65.2) 이후 22년 만의 최저치다.
연평균 전망치는 2012년 100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감소세가 이어졌다.
12월 전망치는 98.9로 지난달 99.5보다 0.6p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형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한경연 측은 풀이했다.
부문별로는 내수(98.9), 수출(96.1), 투자(94.7), 자금(99.2), 재고(100.6), 고용(93.3), 채산성(95.5) 등 모든 부분에서 기준선을 밑돌았다. 재고는 100이 넘을 때 부정적인 답변(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103.2)이 난방 수요 증가와 사업 수주 증가 예상으로 전기ㆍ가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보였다.
제조업 체감경기(95.5)는 전월보다 3.6p 줄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차 유행 우려와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한 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구리, 니켈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실적치는 98.0으로 전월보다 0.7p 하락하며 67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부문별로는 내수(98.3), 수출(93.6), 투자(93.0), 자금(98.3), 재고(100.3), 고용(90.5), 채산성(96.6) 등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코로나19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부정적 기업 심리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기업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정책 마련을 통해 만성화된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