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은 바이든 당선인과 20년 지기로, 바이든 당선인이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상원 외교위원회 참모장을 맡았으며, 이후 2008년 대선 경선 당시 바이든 캠프에 몸담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정권에서는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을 전담했고, 오바마 행정부 2기엔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부통령이던 바이든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 대선 기간엔 바이든 캠프의 외교정책 수석 고문을 맡는 등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정권 하에서 균열이 생긴 동맹국과의 관계 복원과 국제 공조를 중시하는 입장이어서 블링컨을 국무장관에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제적인 리더십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미국 정부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은 2017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대북 압박이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대북 정책에 강경한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또 NYT는 “블링컨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대한 비판을 주도한 인물”이라며 “20년간 바이든 편에 서서 중동의 격변에 맞선 미국의 외교적 대응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CNN방송은 “블링컨은 2011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대한 대응 등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적 중추 역할을 했다”며 “상원의 승인을 받게 되면 블링컨은 전 세계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은 이와 함께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제이크 설리번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설리번은 바이든이 부통령 시절에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대선 기간에는 블링큰과 외교 자문을 담당했다.
블링컨과 그린필드, 설리번의 인선은 24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론 클레인 신임 비서실장 임명자는 ABC뉴스 프로그램 ‘디스위크’에 출연해 “내가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은 이번 주 화요일(24일) 처음으로 차기 내각 임명식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인선을 예고했다.
재무장관 후보로는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과 오바마 정권에서 재무차관(국제 담당)을 지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국방장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도 기용을 검토한 적이 있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번 인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 입장을 번복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작됐다. 참모진 인사가 늦어질 경우 코로나19 백신 배포 계획 등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아직 상원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내정자의 최종 임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50석, 48석을 차지한 가운데, 내년 1월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 과반 집권의 향방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