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20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사회적 합의 없는 일방적인 인수합병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1999년 설립된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국내 12개 항공사 4700명의 조종사가 가입된 국내 최대 조종사단체로서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의 대한민국 지부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5000명 민간항공 조종사들은 사전 논의 없이 발표된 정부 입장에 당혹스럽다"며 "구조조정 없이 항공사를 합병한다는 발표는 항공업계 누구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협회는 인수합병 이후 이스타항공에서 발생한 해고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이스타항공에서) 필수 공익사업장임에도 1100여 명의 직원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아직도 직원들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은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는 정부를 신뢰하기 힘들고, 이번 인수합병에서 인수기업이 고용유지를 확약하고, 정부가 감시한다고 해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항공업무 각 분야의 숙련된 항공종사자는 단시간에 양성할 수 없는 고도화된 전문인력"이라며 "국가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정부는 항공 종사자들과 대화하고 서로 고통을 나누며 끝까지 생존하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공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는 반드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종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과 함께 신중하고 투명하게 상생의 길을 논의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