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본질이며 다른 주주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7일 KCGI는 ‘조원태 회장 외의 모두가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그 숨겨진 본질”이라고 말했다.
KCGI는 “산업은행의 자금 선집행이라는 유례 없는 지원은 조 회장으로 하여금 한진칼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무자본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여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 회장은 한진칼의 지분 단 6%만을 가지고 단 1원의 출자도 없이, 산업은행을 통한 막대한 혈세 투입과 KCGI 주주연합 등 한진칼의 다른 주주들의 희생하에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지키게 되는 것”이라며 “산은 경영진은 조원태의 우호지분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두 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산업은행의 무리한 3자 배정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라는 왜곡된 구조를 동원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은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조차도 아직 산은의 출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KCGI는 “기존의 우선협상대상자도 확인하지 못한 추가부실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부채 12조 원과 자본잠식상태의 아시아나항공을 실사 등의 절차와 충분한 논의를 무시한 채 한진그룹이 전격 인수하는 것은 6% 주주인 조원태 회장이 국민의 혈세를 통해 10%의 우호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라며 “다른 주주를 희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