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두 얼굴...과천엔 '만점통장', 평택·영종은 미달 '수두룩'

입력 2020-11-10 17:50 수정 2020-11-1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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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분양 양극화… 입지ㆍ시세 차익 따라 온도차 뚜렷

청약시장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갈라지고 있다. 한 쪽은 가점 만점짜리 청약통장이 등장할 만큼 시장이 들끓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선 공급량의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할 만큼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3기 신도시 청약이 본격화하면 새 아파트 옥석가리기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10억 로또' 기대에 청약 광풍
과천 지정타에 만점통장 나와...당첨 안정권도 70점대

10일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S4블록)’에서 가점 만점(84점) 통장이 나왔다. 전용 84㎡E형의 기타경기에서다. 과천에서 당첨자를 뽑는 당해지역의 평균 가점은 74.9였지만, 기타경기에서는 78.8점, 기타지역에서는 75.8점이 나왔다.

이번 주 당첨자를 발표하는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과천 르센토 데사앙' 역시 청약가점 벽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 단지 청약에 움직인 수요는 특별공급을 합쳐 57만 명에 달했다. 하남시 감일지구에서 나온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를 더하면 최근 4개 단지에만 무려 71만 명의 청약자가 줄을 섰다.

서울 1순위 최고 청약경쟁률도 경신

서울 1순위 경쟁도 폭발적이다. 지난 8월 은평구에서 분양한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340.3대 1)가 서울 1순위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고, 두 달 만인 지난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벽산빌라 가로주택정비사업 단지)이 평균 537.1대 1의 경쟁률로 또 한번 기록을 경신했다.

입지가 워낙 좋은 단지들인데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분양가 상한제)로 시세 차익이 10억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 광풍이 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조감도. (자료 제공=대우건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조감도. (자료 제공=대우건설)

"청약 광풍? 여기는 미달인데…"
양주 등은 규제ㆍ공급 과잉 '악재'

수도권이라고 해서 모든 분양 단지가 청약자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건 아니다. 청약시장이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입주자를 채우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경기 양주옥정신도에서 나온 '양주옥정신도시 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는 1순위 경쟁률이 0.16로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일반공급 물량이 1042가구였지만 1순위 청약자 수가 170명에 그쳤다. 총 청약자 수도 354명으로 전체 경쟁률은 0.34대 1였다.

올해 하반기 수도권 청약 1순위에서 입주자를 채우지 못한 단지는 △가평군 가평센트럴파크더스카이(청약률 0.13대 1) △인천 영종국제도시 동원로얄듀크(0.31대 1) △평택시 이안 평택 안중역( 0.27대 1) △양주시 덕계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0.69대 1) 등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같은 2기 신도시라도 파주 운정신도시는 일산이라는 배후수요가 있는 반면 양주 옥정신도시는 지역 내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오히려 의정부 민락지구 등이 경기 북부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며 "서울과 심리적 거리감이 여전히 멀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속도가 더딘 것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본격 분양 땐 시장 온도차 더 심해질 듯"

부동산 규제도 악재다. 양주시는 지난 6월 말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해제됐지만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됐다. 시장의 선호도가 높은 경기 과천ㆍ하남ㆍ위례ㆍ광명시 등과 달리 양주시 등은 청약 조건과 대출 규제마저 까다로워지면 수요가 달라붙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공급 과잉도 문제다. 평택시는 2017년 7734가구였던 입주 물량이 이듬해 9145가구로 늘었고, 지난해엔 1만6708가구로 급증했다.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은 각각 7714가구, 8844가구 수준으로 줄지만 최근 몇 년 새 쏟아진 과잉 여파를 피해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앞으로 수도권 청약시장은 입지와 시세 차익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해질 전망이다. 특히 3기 신도시의 청약이 본격화하면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 2기 신도시와 경기 외곽지역 분양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선호도가 높은 지역엔 수요자가 더 몰릴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청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분양 단지 옥석 가리기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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