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빙이 점점 '밥집'이 돼가는 건 기분 탓?"
빙수 프랜차이즈 전문점 설빙에서 내놓은 식사 메뉴들이 화제가 되면서 한 소비자가 SNS에 올린 글이다. 설빙 공식 홈페이지에는 빙수 이외에 스파게티, 볶음밥 등 '한 끼 식사'로 불릴 만한 메뉴들이 'NEW' 배지를 달고 잇달아 등장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설빙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영업 부진에 허덕이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 '빅 블러(Big Blur)' 바람이 거세다. 업종 경계를 허물어 주력 메뉴 이외에 사이드 메뉴 개발에 공을 들여 매출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설빙은 최근 주력 메뉴인 '빙수' 이외에 △플레인크로플 △인절미크로플 등 신메뉴와 함께 △통통짜장 △매콤눈꽃볶음밥 △로제스파게티 △베이컨크림스파게티를 선보였다. 설빙 측은 앞서 통통짜장, 매콤눈꽃볶음밥, 로제스파게티, 베이컨크림스파게티를 올봄 가정간편식(HMR) 콘셉트로 이미 내놨지만, 상대적으로 비수기 시즌인 겨울을 맞이해 다시금 '한 끼 식사' 메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빙 관계자는 "설빙의 주력 상품인 빙수가 가을ㆍ겨울에는 여름보다 상대적으로 덜 팔리다 보니 메뉴를 다각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는 중"이라면서 "신제품 크로플 이외 스파게티, 볶음밥류는 카테고리가 아예 식사로 분류된 만큼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전문점들이 벌이는 '피자 외도', '족발 외도'도 빅 블러 현상의 대표적인 예다.
굽네치킨은 '피자 외도'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굽네치킨은 치킨 이외에 '굽네피자' 3종을 선보이며 새로운 먹거리 개발에 나섰다. 굽네피자 시리즈는 출시 7개월 만에 2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반적인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굽네치킨은 9일 새우를 가미한 신메뉴 '굽네 슈림프 시카고 딥디쉬 피자' 출시하며 메뉴 포트폴리오 강화를 꾸준히 이어가는 중이다. 치킨, 사이드 메뉴와 함께 세트로 즐길 수 있단 점이 특징이다.
bhc는 8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족발상회’ 1호점을 열며 족발 브랜드를 론칭했다. ‘마초족발’, ‘뿌링족발', '매운족발' 등의 메뉴 뿐만 아니라 어탕 칼국수를 비롯해 소고기국밥, 육개장, 뼈 해장국, 돼지고기 김치찜 등 국밥류도 준비했다. 직장인과 2030세대를 공략한다는 콘셉트로, 상점도 아예 고급 인테리어를 적용해 레스토랑처럼 꾸몄다.
자체 앱을 앞세운 공격적인 온라인 마케팅으로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제너시스BBQ는 아이돌 그룹 출신 예능인 광희가 출연하는 유튜브 예능 '네고왕'으로 자체 앱이 활성화됐다. '광희나는 메이플버터갈릭 치킨' 등 신메뉴를 자체앱에서 주문하면 할인 혜택을 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달 1일부터 일주일 동안 네고왕 카테고리인 신제품 ‘메이플버터갈릭’ 치킨 단품과 5가지 구성의 세트 메뉴를 대상으로 '자사 앱 4000원 프로모션' 할인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BBQ는 지난달 기준 자사앱 가입자 수 250만 명을 넘어섰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7월 말 닭가슴살 전문 브랜드 허닭과 손잡고 HMR 온라인 판매 확대에 나섰다. 교촌은 허닭 온라인몰 내에 교촌 HMR 브랜드관을 오픈하고 ‘교촌 닭갈비 볶음밥’ 2종을 비롯해 △닭가슴살 핫바 2종 △닭가슴살 원형 스테이크 2종 △닭가슴살 큐브 스테이크 2종 △구운 주먹밥 2종 △브리또 2종 등 총 10개 제품을 론칭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코리아(스무디킹)는 지난해 이마트24와 제휴를 맺고 '이마트24X스무디킹’이라는 '숍인숍' 형식의 새로운 가맹모델 전략을 선보였다. 숍인숍은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창업비와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6월 말 기준 이마트24X스무디킹 매장은 100호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