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韓 수출 회복될까…"트럼프와 다른 어려움 우려"

입력 2020-11-08 13:48 수정 2020-11-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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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구제 조치 감소·WTO 관계 개선 등 통상환경 긍정적 변화 기대
중국과 양자택일 요구 가능성·환경 및 노동기준 강화 정책은 한국에 난관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11·3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11·3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보다 한국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트럼프가 고수해온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 기조가 약해지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에 옮겨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노동 문제를 중시하는 데다 법인세 인상 등 기업에 덜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트럼프와는 또 다른 어려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등 국내 기관 분석에 따르면 행정부가 출범하면 신규 무역규제 조치 감소,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관계 개선 등 통상환경에 일부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우선 무역규제 관련 올해 1분기 말 현재 파악된 27개국 211건의 한국산 수입 규제 가운데 미국의 규제가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트럼프 정부는 앞서 2018년 1월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5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현재 25% 관세 부과안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바이든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 무역체제의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국내 일자리·환경 보호를 전제로 무역 장벽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전반적으로 통상 환경이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WTO 체제를 미국이 주도하는 통상질서라고 인식하는 측면이 있어 트럼프 임기 동안 경색됐던 WTO와의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WTO 규범과 충돌하는 무역구제 조치의 남용과 슈퍼 301조 및 무역확장법 232조의 확대 해석을 통한 신규 수입규제 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송이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바이든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전 세계 무역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동맹국과의 관계 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한 신규 조사를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큰 틀에서는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완전한 자유무역으로의 급격한 전환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또 다른 형태의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바이든 후보가 대(對)중국 포위망을 형성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결속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미국과 중국 간에 양자택일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트럼프 대통령 임기 때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수출입품에 대한 환경 및 노동기준 강화 정책 역시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전미 자동차 노조 등 노조를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어 법인세 인상 등 기업들에 불리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공언하면서 2025년까지 환경 의무를 준수하지 못하는 국가들에 '탄소조정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환경문제에 민감한 석유화학, 첨단기술 산업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 수출규제 장치로 작동할 여지가 있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 진출한 기업은 현지 고용인력의 처우 등 노동 문제를 점검하는 한편 친환경차,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 등 환경 요소가 대미 수출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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